![공정위가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를 사전 합의해 조정한 이통 3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7591407889_2b3ec9.jpg)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SKT·KT·LGU+ 등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가 번호이동 가입자가 특정 한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담합한 행위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1000억여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12일 공정위는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가 또는 순감소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게 몰리지 않도록 사전에 합의한 이통 3사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1140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각 사업자별 부과된 과징금은 ▲SKT 426억6200만원 ▲KT 330억2900만원 ▲LGU+ 383억3400만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2014년 12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지급한 행위로 인해 방신통신위원회로부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위반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
이후 이통 3사는 법 준수를 위한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이하 ‘KAIT’)와 함께 시장상황반(이하 ‘상황반’)을 운영했는데 이 과정에서 상호간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를 두고 합의를 진행했다.
상황반은 매일 이동통신 3사와 KAIT의 직원이 모두 한 장소에 모여서 운영됐다, 당시 이통 3사 직원들은 상호 제보 또는 KAIT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특정 이통사의 과도한 판매장려금 지급 사례를 확인하면 신속하게 위반 사항을 해소시켰다.
또한 이통 3사는 상황반에 참여하면서 각 사별 번호이동 상황, 판매장려금 수준 등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난 2015년 11월에는 각 사간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가·순감소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하자고 서로 말을 맞췄다.
그 뒤 이통 3사는 상황반 운영이 종료시점인 2022년 9월말까지 특정 사업자에게 번호이동 순증가·순감소가 편중되게 나타나는 경우 상호간 협의를 통해 판매장려금을 인상·인하하는 방식으로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를 조정했다.
예를 들어 SKT로부터 타사로 빠져나가는 번호이동 건수가 많을 경우 SKT는 판매장려금을 인상하고 이외에 KT와 LGU+는 판매장려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SKT를 탈퇴하는 번호이동 감소 건수를 줄였다.
이같은 담합 행위는 이통 3사간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담합 행위 이전인 지난 2014년 이통 3사간 일평균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는 3000여건에 이르렀지만 담합 시작 후인 2016년에는 200건 이내로 급감했다.
일평균 번호이동 총 건수는 2014년 2만8872건에서 2016년 1만5664건으로 45.7% 줄었고 2022년에는 7210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실상 포화상태인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이통 3사는 서로간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일종의 제로섬(zero-sum) 게임에 직면했다”며 “이에 이통 3사는 7년간 담합해 상호간 가입자 유치 경쟁을 자제함으로써 수익성을 증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는 향후에도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지속 강화해 국민적 부담을 줄여나가는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