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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 韓건설사에 구상금 소송 낸 中보험사…대법 "지연손해금도 배상"

12년 전 SK하이닉스 우시공장 화재 당시 보험사들, 성도이엔지 상대 소송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2013년 발생한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화재와 관련해 공장 설비공사를 담당했던 성도건설의 모회사 성도이엔지가 중국 보험사들에 구상금 약 129억원에 더해 지연손해금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중국계 보험사 5곳이 성도이엔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법인격 부인에 따른 연대책임 청구' 관련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다.

 

2013년 9월 중국 장쑤성 우시 SK하이닉스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중국 보험사들은 SK하이닉스에 화재로 인한 재물손해 및 휴업손해 보험금 8억6천만달러를 지급했다.

 

이후 중국 보험사들은 공장 가스공급설비 탓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중국 법원에 공사를 담당한 성도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낸 데 이어 국내 법원에 성도이엔지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도 냈다. 성도건설은 국내 산업설비 시공회사인 성도이엔지의 중국 자회사다.

 

중국 보험사들은 화재에 성도건설의 과실이 있고 성도건설 직원들이 사실상 성도이엔지의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성도이엔지가 사용자책임(중국법상 '용인단위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성도건설이 화재 발생 4개월 뒤 성도이엔지에 1천180만달러(2020년 12월 기준 한화 약 129억원 규모)를 배당한 점도 문제 삼았다. 성도이엔지가 보험사에 대한 배상책임이 예상되는 자회사 성도건설의 변제력을 형해화하고 그 이익을 자신들에게 귀속시켰다고 주장한 것이다.

 

1심은 성도이엔지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해 중국 보험사들에 총 1천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과 달리 성도건설 임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성도이엔지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려워 사용자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다만 성도건설이 성도이엔지에 지급한 배당금 129억원에 대해선 "성도이엔지가 1인 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화재 사고 발생 직후 성도건설의 배상채무를 회피하고자 거액의 배당을 하게 했다"며 "그로 인해 채권자인 원고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했으므로 책임을 부담한다"고 봤다.

 

재판부가 준거법으로 삼은 구 중국 회사법 20조 3항은 '회사의 주주가 회사법인의 독립 지위 및 주주의 유한책임제도를 남용해 채무를 회피하고 채권자의 이익을 엄중히 침해한 경우 회사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이 같은 이른바 '법인격 부인'에 따른 연대책임 부담을 인정하면서, 2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지연손해금 청구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연손해금 발생 부분에 관해 준거법이 되는 중국 민사소송법 253조가 '판결 등에서 정한 기간에 금전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지체 기간 동안 배가(倍加)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 점을 언급했다.

 

이어 "원심으로선 중국법 관련 규정 관련 중국 판결 내용 등을 살펴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성도건설의 구상금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청구하는 이 사건의 경우도 피고가 판결 선고 이후부터는 '배로 계산한 채무이자' 상당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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