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은행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맞먹는 자금이 한꺼번에 몰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국 내 8위 은행인 상하이푸동개발은행은 자본구조 개선과 영업망 확대를 위해 최근 총 500억 위안(약 8조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전환사채는 만기 시점에 발행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총 500억 위안의 전환사채 중 절반은 기존 주주에게, 나머지 절반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반 투자자 대상의 250억 위안(약 4조1000억원) 전환사채 발행에 무려 7조8000억 위안(약 13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원하는 자금보다 300배가 넘는 돈이 몰린 것이다.
이는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시가총액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자금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의 GDP에 육박하는 자금이기도 하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것에 대해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이 갈수록 둔화하면서 주식시장의 매력이 떨어지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6.0%로,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하이푸동개발은행이 발행한 6년 만기 전환사채의 만기 시점 금리는 4%에 달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상당히 높은 금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은행의 신용등급도 'AAA'의 높은 등급을 기록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입맛에 딱 맞는다고 할 수 있다.
SCMP는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가 수익 대비 매우 낮은 주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상하이푸동개발은행의 주가가 크게 오를 경우 만기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당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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