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후회 / 홍진숙 졸고 있는 고양이 등위로 탱탱하게 튀어 오르던 햇볕이 허공으로 사라진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햇볕 아득하다 자주 안부를 물어오던 구순 엄마 목소리가 끊어졌다 내 뿌리도 뽑혔다 한 번도 착하지 않았던 날들을 떠올리는 일이 버릇으로 늘어 갈수록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들은 아득하다 공허롭게 명료하게 공허롭다는 말의 의미를 끌고 온 나를 키워낸 뿌리의 기억들을 건너와 온몸 구석구석 빈틈없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돌이킬 수 없는 반성의 숲을 착하지 않았던 이파리가 되어 발이 부르트도록 걷는다 상처가 아리다 [시인] 홍진숙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무국장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시집 “천천히 오랫동안”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삶의 뿌리가 되고 나를 지탱하게 만든 근원지인 어머니! 그 이름은 언제 들어도 내 편이 되어 행복이 되고 기쁨이 되고 모든 것을 이겨내고 견딜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어떤 것보다 따듯한 위로가 된다. 그런 줄 알면서도 어머니 마음을 제일 많이 힘들게 하고 나를 위해 하는 말을 잔소리로 듣고 짜증을 내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어머니 자리에 내가 서 있다. 좀 더 잘할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지난 40여년 동안 소리가 좋아 매년 제자들과 함께 산수 좋은 곳을 찾아 소리 수련을 하며 우리 소리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허애선 명창을 만났다. 허애선 명창은 과거 천하명창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지식과 경험을 제자들에게 전수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맑고 섬세하며 남도 특유의 한과 정서를 잘 표현한 것으로 잘 알려진 허애선 명창은 지난 1월 6일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소리! 심청을 만나 울림이 되다”란 주제로 제자발표회를 성황에 마쳤다. 조세금융신문은 북과 의자, 책을 놓는 보면대 외에는 다른 장식품이 거의 없는 고졸한 느낌의 ‘허애선 판소리 남도민요연구소’ 허애선 명창을 만나, 인천지역 국악 활성화 및 제자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갑진년 새해의 포부를 들어봤다. Q. 맑고 섬세한 소리로 특히 애원성의 극적표현과 판소리 특유의 한과 정서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허애선 명창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천의 국악발전을 위해 다양한 공연을 계획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6일 개최했던 제자발표회를 마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A. 매년 연말이면 일 년 동안 수업을 마무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4차 산업혁명 및 혁신성장을 규율하는 데이터 3법을 망라한 신용정보법이 발간됐다. 빅데이터는 금융분야에서는 소비·투자 행태, 위험성향 등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상품의 개발 등 데이터의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적극적인 데이터 활용과 소비자 중심의 금융혁신 서비스를 발굴하는 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중요하지만, 빅데이터 활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중요하다. 저자인 이상복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변호사 출신의 금융전문 법학자로 본 저서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 데이터 3법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또 활용하면서 필요한 법적 토대를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저자는 2020년 10월 우리나라 유일의 금융법 이론서 전 4권 금융법 총론 〈금융법강의 1: 금융행정〉(2020), 〈금융법강의 2: 금융상품〉(2020), 〈금융법강의 3: 금융기관〉(2020), 〈금융법강의 4: 금융시장〉(2020)을 출간한 이후 2021년 3월 금융법 각론인 〈여신전문금융업법〉(2021)과 〈자본시장법〉(2021)을 출간하고, 2021년 5월 〈금융소비자보호
어머니와 상봉 / 안영준 흰 고무신 달랑 한 켤레 뜰앞에 남겨두고 아무 말 없이 자리 비우셨기에 이제나저제나 기다렸습니다 장맛비 그치기만을 기다렸는데 오늘 밤 희미한 은하 건너 추적추적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오셨습니다 언제 어디 있어도 날 부르는 어머니 음성이 들려 긴긴날을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오늘 밤 마주합니다 바람과 함께 구름 타고 가신님 생전의 아픔은 잊으시고 드넓은 그곳에서 밤하늘 별처럼 영롱하옵소서 [시인] 안영준 대전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대전충청지회 정회원 시집 <땅 껍데기 위에 무지렁이>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어머니! 언제나 부르면 힘이 나는 어머니! 그 이름이 참 좋습니다. 세월이 흘러 내가 어머니 나이 되어도 언제나 어머니 앞에서는 어린아이 같습니다. 부를 수 있음에 감사하고 만날 수 있음에 행복입니다. 꿈에서라도 뵙는 어머니 살아생전 고생 많이 하셨으니, 그곳에서는 아픔 없이 많이 웃고 행복하시길 간절히 기원하고 또 바랍니다. 내게 언제나 어머니라 부를 수 있는 특권을 주신 당신께 이 밤 더 없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조세금융신문=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지난해 카카오그룹이 주가조작 논란과 내부 비리폭로 등의 내홍을 겪으며 안팎으로 어느 때보다 유독 시끄러운 연말을 보냈을 듯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필두로 혁신의 아이콘을 상징하던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이미 골목상권 침해논란에 영세 상인들과 자영업 및 관련 근로자들의 불만이 가중되어온 터이다. 그러니 이 마당에 새롭게 터진 문제들이 언론에 도배되다시피 하면서, 카카오그룹 임직원들뿐만이 아닌 지켜보는 국민 다수의 피로감까지 한층 가중시켰을 것이다. 물론 혁신을 발판으로 급격한 성장을 추구하자면, 여느 위대한 기업도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부수적으로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부작용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나 때로는 불편한 진실들도 마주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카카오그룹의 이번 쇄신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개인적으로 정작 의아스러운 지점은 따로 있었다. 바로 문제의 중심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골프회원권’이 한몫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왜 하필 골프회원권이고 무엇이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중견, 대기업 정도 규모의 회사라면 이제 골프회원권은 대부분 필수적으로 매입을 하는 것이 작금의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조세금융신문 칼럼니스트이자 신탁 및 세금전문가인 신관식 우리은행 차장(제53회 세무사 자격 취득)이 <불멸의 가업승계 & 미래를 여는 신탁> 2024년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지난해 초판 발간 이후 단 9개월 만에 출간된 이번 개정판은 기업인, 세무사, 신탁업무 담당자 등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어 기대치를 한층 더 높였다. 신관식 세금전문가의 이번 저서는 가업승계 세제지원 제도의 연혁과 세부 Q&A, 2024년부터 적용될 세법 개정 사항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며, 가업승계라는 주제를 합법적이고 공정한 보상체계에 기반해 정리했다. 저자는 "가업승계란, 창업주 등이 평생 피 땀 흘려 이루어 온 가업을 스마트한 후계자에게 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를 대대로 이어 나가기 위해선 신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가업승계 관련 세제지원 제도인 가업상속공제, 가업승계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제도, 납부유예제도 등을 핵심도표로 요약하였고, 고객과의 상담 및 현장에서 실제로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가업승계를 고민하거나 실행할 때 신탁의
밤하늘 / 장금자 마음 울적해지는 초 겨울밤은 깊어만 가는데 허전한 마음 주체할 길 없어 두꺼운 외투 걸치고 무심히 밤길을 걷는다 바스락거리며 따라오는 소리 미처 가을을 따라가지 못하고 뒹굴던 낙엽 몇 잎 내 옆에 와서 서성인다 저 먼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빙그레 웃는 초승달 보석같이 반짝이는 별빛은 아련한 기억 속 청춘을 일깨운다 나에게도 꽃피던 청춘이 있어 건만 흘러가 버린 세월 앞에 고개 떨군 인생아 고된 인생살이 동고동락하며 순응하며 살아왔지만 세상 이치 따라 변해버린 나에게 슬퍼하거나 외로워 말라는 듯 찬바람은 가슴에 머문다 아! 휑한 가슴, 식어가는 심장을 따뜻이 데워 줄 이를 어디 가서 찾을까 괜스레 눈물 한 방울이 발등에 떨어진다 [시인] 장금자 경기 고양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고즈넉한 밤하늘을 보면 참 많은 생각이 스쳐 간다. 낮에 들리지 않던 바람 소리, 벌레 소리, 그리고 낙엽 뒹구는 많은 소리도 가까이 들을 수 있다. 또한 바쁘다는 핑계로 모른 척하며 살아오면서 밀쳐놓았던 내 마음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찬바람과 함께 크게 들린다. 아팠던 시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국제조세 이론과 실무의 숲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안내자 역할을 해 오던 30년 전통의 세무지기인 이광재 세무사와 이준호 국세청 사무관(현)이 광교이택스를 통해 '국제조세의 이론과 실무' 2024년 개정판을 출간했다. 최근 국제조세 환경의 변화는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기업들의 거래정보 및 계좌정보과 국제공조를 통해 과세당국 사이에 서로 금융정보가 활발하게 교환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과세 시도 및 이에 대한 납세자의 불복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 금융자산(가상화폐 포함)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및 기업들과 그들의 세무를 담당하는 세무 대리인, 그리고 일선 세무서에서 신고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에 이르기까지 해외금융계좌, 국외원천 소득에 대한 신고·검증 등을 위해 국제조세 영역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무법인 안국 대표로 근무하고 있는 이광재 세무사는 책 출간을 통해 "이제 국제조세 업무는 소규모 사업자들을 주로 상대하는 세무 대리인부터 세무서에서 세원 관리 및 조사 분야에 종사하는 실무 직원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으로 이해하고, 습득해야 할 중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士志於道, 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 자왈; “사지어도, 이치악의악식자, 미족여의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도道에 뜻을 두고서 허름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한다면 그와 더불어 (도道를) 논할 가치가 없다.” _이인里仁 4.9 공자의 제자는 노나라 출신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몰락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돈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자가 천하주유를 했을 때, 자공의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했는지 모릅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돈과 권력에 한이 맺혀서 오직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목표로 공부할 수도 있는데, 그의 제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부는 벼슬자리에 올랐지만 출세욕만 불태우지 않았습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노나라의 권세가 계씨 밑에서 일하던 염유가 본인의 출세를 위해서 바른 소리를 못했다고 공자에게 종종 지탄을 받았습니다(이러한 내용은 《논어》에 여러 군데 등장합니다). 오히려 권세가의 유혹에 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한 제자가 있습니다. 바로 민자건입니다. 그는 덕행과 효행으로 이미 공자에게서 인정을 받았을 정도로 훌륭한 인품을 갖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노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1877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던 차이콥스키의 결혼. 아내의 자살기도와 가출 등, 이 결혼이 두 달만에 실패한 후 차이콥스키는 동생과 함께 이탈리아 여행길에 오릅니다. 일생일대의 비참함 속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난 여행. 그런데 도피성으로 떠나온 이곳에서 그는 일생일대의 작곡을 하게 됩니다. 그들의 민요, 풍물 등 이탈리아의 이국적인 매력에 푹 젖게 되면서 완성도면에서 그의 작품 중 가장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기상곡 (작품번호 45번)을 구상하고 여행에서 돌아와 바로 작곡에 돌입하여 1880년에 완성합니다. ‘기상곡’이란 한자뜻으로는 ‘기이하다’는 뜻이고 영어로는 Capriccio ‘변덕스럽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짧고 경쾌하며 또 즉흥성이 강한 곡을 말합니다. 러시아음악은 우울하거나 무겁고 어두운 곡이 많지만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이 곡은 이탈리아의 민요를 도입하여 작곡되었기 때문에 밝고 경쾌합니다. 또한 금관악기와 타악기를 사용하여 리듬감을 살리고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시작할 때의 팡파레는 영국 황실에서 기병대가 울려대는 소리에서 따왔고 축제분위기의 흥겨움도 추가했습니다. 이 곡이 완성된 1880년도 이후 차이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