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영끌·빚투), 코로나19 관련 생활고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 14년간 국내 집값 변동률의 70% 이상이 수급 등 국내 요인에 따른 것이고, 최근 집값이 오른 데는 공급부족 우려와 전셋값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앞으로도 가계대출 증가 압력은 최근의 주택거래 현황, 코로나19 관련 자금수요, 개인의 차입투자 증가세 등에 비춰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관련 대출 증가 요인으로는 완화적 금융여건 지속에 대한 기대, 주택 매매·전세 거래 수요,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 이하 주택 매매거래 비중 확대 등이 꼽혔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역시 주식투자를 위한 차입수요, 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증가세가 크게 줄어들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예상이다.
한은은 "주택가격 등 자산시장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통화정책 운영에서 금융 불균형 위험 누적 가능성에 유의해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급격한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됐다.
한은은 "경제위기 후 경기회복 국면에서 자산가격 상승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자산가격 상승세는 빠르다"며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자산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자산불평등, 금융 불균형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 "민간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계돼 있어 향후 금융시스템과 거시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층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주택가격(2006년 1분기∼2020년 2분기 분기별)과 주가(2020년 1∼12월 주별) 변화율을 글로벌 공통 요인과 나라별 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주택가격 변화의 71%가 수급 상황 등 국내 요인으로 설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주가의 경우 세계 공통 요인의 영향 비중이 72%를 차지했다.
작년 3분기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9.3%(실거래가·공동주택 기준)로, 미국(6.0% 단독주택 기준)·독일(5.4%)·캐나다(4.8%)·프랑스(3.8%)·영국(3.0% 이상 전체 주택유형 기준)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우선 시장의 '공급부족' 예상이 지목됐다.
한은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감소하는 등 신규주택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신규 아파트 공급 축소, 주택가격 추가 상승 기대에 따른 매물 감소 등으로 향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전세가격 상승도 원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최근 전세가격 상승은 수도권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전세수요를 일부 매매수요로 전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른 종류 자산으로서 주식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 백신 개발 기대 등과 함께 전기전자·화학·의약품 등 수혜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충격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소수 기업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비상장기업에 집중된 사실도 배경으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