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만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 정부 경제라인 정비와 맞물려 은성수 금융위원장 교체설까지 나오면서, 두 금융당국 수장의 동시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월 7일로 임기가 끝나는 윤 원장의 임기를 마무리할 시점에도 후임 원장에 대한 이렇다 할 논의가 없어 당분간 원장 대행체제로 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때 윤 원장 연임설이 부상됐으나 금감원 인사 과정에서 불거진 노조와 대립 등으로 가라앉았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금감원장 인사가 경제라인 정비와 맞물려 돌아가면서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16 개각' 대상에서 빠진 것이 김부겸 신임 총리 내정자가 자리잡을 때까지 정책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건부 유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현 정부와 마지막을 함께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홍 부총리 거취를 포함한 경제라인 정비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지느냐에 따라 금감원장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금융위원장 등 현 금융수장의 보직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 및 정치권에 따르면 김부겸 총리가 취임하면 홍 부총리를 포함해 몇 개 부처 개각이 추가로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총리 자리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은 위원장이 자리를 옮길 수 있고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된 정 대사가 부총리로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금감원장 후보로는 정 대사 외에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김근익 금감원 부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문재인 정부 들어 관료가 금감원장에 기용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민간 출신인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최운열 전 의원 중 에서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장에 이어 금융위원장 교체설이 나오는 이유도 부총리 인사 등 경제라인 정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장 후보 역시 정 대사가 손꼽히고 있다. 그는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후보로 모두 거론된 인물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 역시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 전 기재부 1차관이다.
정 대사와 김 전 차관이 경제라인에 계속 거론되는 이유가 있다. 정 대사는 2019년 9월 협상대사로 임명된 후 올해 3월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약 1년 반 동안 미국 트럼프 정부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협상기간 내내 마음고생이 컸고,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후에야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 대사는 이런 노고로 현 정부의 신뢰를 받고 있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나온 김 전 차관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5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을, 2019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기재부 1차관으로 재직하는 등 지난 4년 간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권 요직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은 능력도 인정받았다.
정치권과 금융권은 5월 중 경제부총리와 함께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전면적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고, 하마평에 오른 후보들 가운데 보직을 이동하거나 새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검증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검증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집을 몇 채 보유했는지 여부는 물론 땅 투기, 임대 문제까지 검증돼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 개각이 이뤄지지 않고 기존 수장의 유임이 결정됐던 사례도 있다.
당장은 섣부른 교체 논의에 어수선한 상황이다. 5월 윤 금감원장 임기 만료를 전후해 경제라인이 어떻게 정비될 지 정치권과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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