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금융투자

[전문가칼럼] 가상자산 과세 위해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시급

 

 

(조세금융신문=김상문 세무사) 자산은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이 되는 부동산, 자동차, 기계장치와 같은 물리적 형태를 가진 것만이 아니라, 형태가 없는 저작권이나 특허권 등도 모두 포함한다. 아울러 '돈' 그 자체인 화폐나 외화, 예금,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도 모두 자산이다.

 

디지털은 물질의 특성을 0과 1의 조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을 일컫는 말이다. 아날로그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연으로부터 생겨난다. 인간의 지성은 이러한 아날로그를 디지털화하고 이는 컴퓨터와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진다.

 

인간은 나무와 쇠를 깍아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피아노를 만들지만, 물질로 형태만 만들고 프로그램으로 소리를 내는 디지털 피아노나, 아예 형태도 없이 컴퓨터로 피아노 소리를 내기도 한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 주변의 많은 아날로그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이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혹은 DX)이라고 한다. 기업들은 DT에 자신들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여 여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DT의 끝판왕이 메타버스이고, 이는 아예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 들어가서 사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우리가 가진 아날로그 자산 외에 디지털 자산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나아가 기존의 많은 아날로그 자산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가치의 디지털로의 이전은 점점 가속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디지털은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자산은 물리적 형태가 있으므로 관리하기 쉽다. 부동산과 같은 중요한 자산은 공적인 장부인 공부(公簿)를 만들어서 관리한다. 혹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 금융기관에서 자산을 보관하거나 관리해준다. 그리고 일반적인 물건의 경우에는 가지고 있는 사람이 주인이다. 소유권이 명확하고 남의 것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그렇지 않다. 이는 물리적 형태가 없으므로 누가 주인이지 혹은 누가 가지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를 확인할 공부(公簿)도, 접근도 쉽지 않다. 또한 디지털 자산은 절도나 복제, 위조가 아날로그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쉽다. 기술을 가진 사람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즉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아날로그 세상의 관리 방식은 디지털 세상에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혼란이 생겨난다. 아날로그 세상을 규율하던 룰이 디지털 세상에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룰의 부재는 선수들을 위축시키고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또한 룰이 없는 상태를 틈탄 허황된 프로젝트가 난무한다.

 

결국 그 피해는 일반 국민과 사회에 돌아가게 된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국회는 디지털 세상에 적합한 룰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이에 대한 해석과 운영 방침을 명확히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합법적으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은 세금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지털자산에 대한 법률이 없는 상태에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약칭 '특급법')에서 유일하게 가상자산에 대한 규정이 존재한다. 세법은 이를 기초로 가상자산에 대한 세금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가상자산 세금 문제를 다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세금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법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하고, 필요시 그 용어에 대한 규정을 세법 에 두거나 민법이나 상법 등에서 그 개념을 차용해서 사용한다. 민법이나 상법 등은 오랫동안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지배해온 법률로 그 내용이 일반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없다.

 

디지털자산 혹은 가상자산과 관련된 내용은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에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에 관한 규정은 세법이나 민법, 상법 어디에도 없다. 유일하게 존재하는 특금법의 규정은 그 목적이 자금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이마저도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법에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두고 공정한 납세를 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황금률이다.

 

하지만 '세금은 법률에 의해 거두어야 한다'는 원칙도 조세법이 지켜야 할 중요한 이념이다. 가상자산의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 누구나가 인정하는 공정한 납세를 위해서는 관련 세법 규정을 보다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세상을 규율하기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무엇보다 시급히 제정되어야 한다.

 

 

[프로필] 김상문 세무사

•세무법인 케이앤피 대표세무사

•한국세무사회 회계솔루션개발위원회 위원장

•서울북부지검 조세범죄 전문수사자문위원

•경리박사(경리아웃소싱서비스) 대표세무사

•세무플랫폼(택스톡, 택스뱅크, 쉐어택스) 총괄기획

•가상자산 투자클럽 자문위원

•<저서> 확 바뀐 부동산 세금, 프랜차이즈 세금길잡이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