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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정당한 전직명령의 조건

 

(조세금융신문=최문광 노무사) 기업의 인사관리에 있어서 전직, 전보는 필요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전직, 전보가 가능할까?

 

이번 호에서는 전직, 전보시 인사담당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을 판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전직처분이 문제된 판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내용,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아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는 영업실적이 부진하거나 경영관리능력이 미흡한 직원 등을 후선업무로 배치하고, 후선배치기간 중의 업무실적 등을 평가하여 이들을 현업에 복귀시키거나 역직을 유지 또는 변경시키는 방법으로 소속 직원들을 관리하는 후선배치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고, 후선배치제도와 관련하여 후선배치인력 관리기준을 시행하고 있는데, 원고에게는 지점장으로서의 역량 부족 등 위 관리기준상 후선배치사유가 있어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가 다른 직원들과 달리 원고에 대하여만 이례적인 전보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원고보다 연차가 낮은 팀장의 결재를 받게 되었고, 20.2% 감소된 급여를 지급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었으나, 원고의 보직이 지점장에서 업무추진역으로 변경되었을 뿐 직급에는 변동이 없었고, 임금이 감소된 것은 기본급이 아닌 직무수당이 감소하였기 때문으로 보이며, 원고가 종전보다 생활의 근거지에 인접한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고, 후선배치기간 중 실적평가, 사유 해소의 정도 등에 따라 현업에 복귀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원고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로서 수인해야 하는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에 앞서 원고에게 후선배치사유 등을 설명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전보처분이나 후선배치명령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 인사관리상 시사점

 

회사는 인력을 경영상황에 맞게 운영할 인사권이 있고, 근로자는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무할 권리가 있다. 전직, 전보는 인사권과 근로자의 근로권이 충돌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판례는 업무상의 필요성(인사권), 생활상의 불이익(근로권),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절차적 정당성)를 전직의 정당성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판례는 영업실적이 부진하거나 경영관리능력이 미흡한 직원을 후선업무로 배치하는 전직을 한 사안인데, 근로자가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판례는 전직 후에도 직급에는 변동이 없었고, 임금감소는 직무수당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며, 출퇴근거리가 줄어들었고, 실적평가가 양호할 경우 현업에 복귀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로서 통상 수인해야 할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이 판례는 전직으로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임금수준, 출퇴근거리 등 여러 사정을 종합했을 때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근로자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전직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다만, 근로자와 협의절차를 반드시 거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자에게 전직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거나 협의한다면 근로자가 전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소송과 같은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프로필] 최문광 노무법인 한성 대표노무사
• (현)고용노동부 국선노무사
• (현)법원전문심리위원
• (현)중소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자문위원
• (전)근로복지공단 권익보호담당관
• (전)청소년근로조건보호제도 강사
• (전)워킹맘워킹대리고충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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