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주방놀이 완구의 일부 부품을 수입한 업체가 "완제품으로 볼 수 없는 단순 부품"이라며 낮은 관세율 적용을 주장했지만, 관세청 심사청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쟁점이 된 물품은 목재(MDF)로 제작된 냉장고와 싱크대 형태의 주방놀이 완구 부품으로, 미조립 상태로 수입됐다. 최초 수입신고 당시 관할 세관은 해당 부품이 이미 주방놀이 완구로서의 기본 형태와 본질적인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완제품'으로 분류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HSK 9503.00-3919호'를 적용하여 관세를 부과했다.
업체 측은 세관의 처분에 불복하여 "해당 부품은 국내에서 추가 제작된 전화기, 스토브, 수전, 개수대 등 핵심 부품과 결합해야만 완성된 완구로서 기능과 형태를 갖춘다"면서 "완제품이 아닌 부분품으로 분류해 관세율이 0%인 'HSK 9503.00-3990호'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관에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하지만 세관은 업체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업체는 관세청에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 업체 "핵심 부품 빠진 단순 지지대일 뿐"
업체는 심사청구 과정에서 "수입된 제품은 주방놀이 완구의 프레임일 뿐, 실제 완구로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추가 부품과 결합하기 전에는 단순한 수납 기능의 지지대에 불과하며,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완구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업체는 "해당 부품의 제조원가는 전체 완제품 제조원가의 일부에 불과하며, 국내에서 추가되는 부품과 연구개발 비용까지 포함하면 국내 제조의 비중이 더 높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수입 부품을 완제품으로 판단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 세관 "미조립 상태라도 완제품의 본질적 특성 갖췄다"
이에 대해 세관은 "해당 부품은 미조립 상태로 수입됐으나 싱크대와 냉장고 등 주방놀이 완구의 기본 형태와 본질적 특성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완제품'으로 분류했다.
세관은 "관세율표 해석에 관한 통칙 제2호 가목에 따르면 미조립 상태의 물품이라도 형태와 기능 면에서 완제품의 본질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면 완제품으로 분류해야 한다"면서 "해당 물품은 오직 주방놀이 완구로만 사용될 수 있는 물품으로서, 수입 시점부터 이미 완제품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서 추가 부품이 결합된다고 하더라도 수입된 물품 자체의 본질적 특성 판단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관세청 심사청구 "세관 처분 적법…완제품 분류 타당"
관세청은 심사청구 과정에서 양측의 주장을 심리한 결과, 최초 수입 신고 당시 세관이 쟁점 물품을 '완제품'으로 판단한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관세청은 결정문에서 "세관의 처분은 관세율표 해석에 관한 통칙 제2호 가목에 따라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쟁점 물품은 미조립 상태지만 이미 완구로서의 핵심 형태와 구조를 충분히 갖추고 있어, 국내에서 추가로 부품이 결합되기 이전이라 하더라도 완제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세청은 "해당 부품은 주방놀이 완구 이외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없으며, 앞서 2019년, 2021년 및 2024년에 열린 품목분류협의회와 품목분류위원회에서도 일관되게 완제품으로 판단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세관이 최초 결정한 품목분류 및 관세 부과 처분은 적법하고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참고 심사례: 관세청-심사-2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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