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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신년사]

(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올해는 봄날 들판 나루터에 꽃이 다투어 피어나듯이 국민들이 금융개혁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개혁의 속도를 한층 더 높이고 깊이도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이니만큼 4대 구조개혁 과제의 하나인 금융개혁이 알찬 결실을 거두어야 할 때”라며 “금융개혁 완수를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금융산업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간 금융당국은 감독 방식을 바꾸고 규제를 풀어 자율과 창의를 발휘할 여건을 만들었지만,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변하지 않는다면 금융개혁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금융회사가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 자율과 창의가 넘치는 선진 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특히 “금융회사의 인사, 보수, 교육, 평가 전반에서 보신주의, 연공서열에서 탈피하여 전문성과 효율성을 중시하고 조직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희망찬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금융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아 제가 항상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료, 후배 분들과 다시 함께 일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저에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고 행복이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새해의 시작을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청명한 겨울 아침,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길을 걷고자 소중한 사람과 이제 막 집을 나선 것처럼 기분 좋은 설렘과 떨림을 느낍니다.

새해에 여러분 모두가 소망하는 모든 일을 이루시고 가정에도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지난 한 해 우리는 금융개혁이라는 소명을 이루기 위해 전쟁을 치루 듯 참으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 이제 금융개혁은 대부분의 실천과제에 대한 추진방향을 확정함으로써 기본 틀을 갖추었고,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개혁의 가시적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추진해 온 금융개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경쟁과 혁신을 통해 기존의 판을 흔들어 우리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국민의 생활에 보탬을 드리자는 것입니다.

우선, 감독당국부터 변하고자 하였습니다. 검사 및 제재, 금융규제, 금융관행의 개혁을 통해 코치에서 심판으로 금융당국의 역할을 바꾸고 금융회사의 자율과 책임을 확대하였습니다.

특히 현장점검반은 감사원의 모범사례로 선정되는 등 행정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거래소 개편, 보험산업 혁신, 핀테크 육성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 등으로 기존의 틀을 깨는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여 금융빅뱅의 길을 열고자 하였습니다.

아울러 사모시장 확대 등 자본시장 육성, 서민금융 및 정책금융 강화, 기술금융 정착을 통해 금융이 경제 곳곳에 막힘없이 자금이 흐르도록 하는 경제의 혈맥 기능을 충실히 다하도록 하였습니다.

금융개혁 추진 과정에서 최종심의기구인 금융개혁회의를 중심으로 금융위와 금감원의 모든 구성원들이 혼연일체의 정신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금융개혁 추진단, 금융개혁 자문단, 현장점검반, 금요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정부부처 관계자, 금융인, 전문가, 학자 분들이 현장의 경험과 전문적 지식, 그리고 소중한 시간을 금융개혁이라는 대의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셨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금융개혁 추진 과정에서 이처럼 많은 분들이 이번이 금융을 바꿀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기에, 금융개혁이 올바르게 방향을 잡고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알찬 내용을 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개월간 금융개혁을 위해 한 뜻으로 애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묵묵히 굳건한 의지로 업무를 수행해 주신 금융위·금감원 직원 여러분에게도 그간의 노고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직원 여러분, 우리가 그간 금융개혁 추진과정을 통해서 선진 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한 토양을 다지고 씨앗을 뿌렸다면 올해는 봄날 들판 나루터에 꽃이 다투어 피어나듯이 국민들이 금융개혁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개혁의 속도를 한층 더 높이고 깊이도 더해져야 합니다.

특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이니만큼 4대 구조개혁 과제의 하나인 금융개혁이 알찬 결실을 거두어야 할 때입니다.

금융개혁 완수를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금융산업의 문화를 바꾸는 것입니다.

그간 금융당국은 감독 방식을 바꾸고 규제를 풀어 자율과 창의를 발휘할 여건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변하지 않는다면 금융개혁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금융회사가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 자율과 창의가 넘치는 선진 문화를 확립해야 합니다.

우선 금융회사의 인사, 보수, 교육, 평가 전반에서 보신주의, 연공서열에서 탈피하여 전문성과 효율성을 중시하고 조직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 엄격한 직업윤리와 책임의식을 고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금융회사나 금융인의 사익을 앞세운 금융소비자의 권리침해나 금융사고 때문에 규제가 다시 강화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융권 스스로 규칙을 지키고 공익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업계 중심의 자율규제 확대와 더불어 금융회사의 사후책임을 강화하고 금융시장내 불공정거래 행위와 회계부정을 근절하여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할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둘째,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차질 없이 정착되도록 해야 합니다.

우선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계좌이동제 전면시행, 절세 만능통장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및 연금자산 관리 효율화 등 국민의 재산을 지키고 늘리는데 도움을 드릴 많은 변화가 새해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십시일반 자금모집방식인 크라우드 펀딩 도입, 중금리대출 활성화 등 서민과 창업초기기업의 자금조달 애로를 줄여 줄 새로운 채널도 마련됩니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와 금융상품들이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와 충분한 교육, 그리고 대국민 홍보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금융회사는 수요자인 국민의 편에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다지고 금융서비스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충분한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금융당국도 '금융개혁상'을 제정해 신상품 개발이나 신사업 발굴에 앞장선 금융회사를 격려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셋째, 수요자 중심의 현장밀착 금융개혁을 일관되게 지속하겠습니다.

금융개혁이 금융회사나 금융전문가들로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금융서비스를 직접 받는 금융소비자들의 체감도는 아직까지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금융개혁의 첨병인 현장점검반의 기능을 확대해 금융소비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소비자와 소비자 접점의 금융실무자로 구성된 '현장메신저 제도'를 도입하고 저소득층, 주부, 대학생 및 중소·벤처기업 등 금융 소외계층의 금융애로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여 해결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영업시간의 탄력 운용 유도, 실손의료보험금 청구절차 간소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방지 및 설명의무 강화 등의 정책적 노력을 한층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핀테크 산업을 금융의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는 데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핀테크 산업은 생태계 육성과 인프라 정비 등을 통해 발전의 토대를 갖췄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습니다. 특히, 국가간 호환이 용이한 핀테크 기술의 특성, 승자 독식의 핀테크 산업 구조 등을 감안할 때 핀테크 산업의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해외 데모데이 개최, 국가별 맞춤형 진출전략 수립, 글로벌화를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등을 통해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다섯째 과제는 자본시장 활성화입니다.

저는 우리 경제가 간접금융과 직접금융이라는 두 바퀴를 가지고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자본시장 육성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펀드 보수체계 선진화,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등 당면한 세부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금융이 경제의 혈맥 기능을 하는데 자본시장이 중심에 서게 하겠습니다. 또한, 외국인 ID 제도를 전향적으로 개선하는 등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하여 우리 증시의 활력을 제고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빠뜨리지 말아야 할 과제는 이미 결정되어 발표된 금융개혁 추진방안을 금융현장에 뿌리 내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여러 가지 개혁방안은 국민들과의 엄중한 약속이니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발표된 방안의 제도화가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법안 통과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필요한 규정과 지침도 꼼꼼히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이미 개혁방안을 시행 중인 과제도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나가겠습니다.

현장점검반, 옴부즈만 제도, 전문가 면담 등을 통해 초기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찾아내고 개선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취지에 맞게 개혁이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사후관리는 생색이 나지 않는 일이지만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저도 그간 방문하였던 금융현장을 다시 찾아가 저에게 귀중한 건의를 해주셨던 분들을 뵙고, 건의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추가 개선사항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현장의 목소리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현장점검반에서 여건상 수용하지 못하였던 건의에 대해서도 재차 검토하는 절차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금융개혁의 소중한 재료로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제 막 준비를 끝내고 항구를 벗어나 넓은 대양으로 금융개혁의 항해에 나섰습니다. 선진 금융이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만큼이나 대양의 높은 파도와 숨겨진 암초에 대비해 우리 시장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새해 우리를 둘러싼 경제·금융 여건은 쉽지 않은 상황일 뿐만 아니라, 불확실합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과 산유국의 경기 부진으로 글로벌 경제는 국가별, 지역별로 차별화가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대외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시장불안 확대 및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비하여 금융회사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충격흡수 능력을 수시로 점검하겠습니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 문제는 우리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인 만큼 선제적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가계부채는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고, 대출을 받는 시점부터 갚아나간다는 금융관행이 이제 확실하게 뿌리내려 질적 개선을 이루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경제 불안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고통을 받을 저신용 서민계층을 위한 자활·재기·지원 정책은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며, 금융위원회가 가장 잘 해나가야 하는 분야입니다. 우리의 모든 역량을 모아서 관련 대책을 계속 강구해나가야 합니다.

한편, 엄정한 평가, 자구노력 전제, 신속한 진행 등 3대 원칙 하에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기업부채의 위험요인을 최소화해 나가겠습니다. 기업구조조정은 지속 불가능한 기업을 정리하여 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자원배분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금융지원으로 회생 가능한 기업을 살리는 양 방향의 옥석가리기입니다.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기촉법 연장 등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 주도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통한 상시적이고 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금융위원회 가족 여러분. 산류천석(山溜穿石)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산에서 흐르는 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듯이 작은 노력 하나 하나라도 끈기 있게 지속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몇 년에 걸쳐서 해야 할 많은 일들을 지난 한 해에 이루었지만 새해에도 산류천석(山溜穿石)의 정신으로 굳은 의지를 갖고 우리 금융의 퀀텀점프를 이루는 금융개혁의 길에 한층 더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역사는 노력의 양이 아니라 "그래서 우리 금융은 진정 달라졌는가?"라는 냉정한 잣대로 우리를 평가할 것입니다. 많은 시도를 했다는 것에 만족하기보다 대내외 여건 때문에 어려웠다는 핑계를 찾기보다 필요한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쏟아 부어 마침내 진정한 금융개혁을 이루어냈다는 결과로 금융위원회가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함께 너무나 어려운 한해를 달려 온 여러분에게 다시 힘든 짐을 지운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여러분 모두가 우리 금융의 미래를 바꾸는 이 길에 그동안처럼 기꺼이 끝까지 함께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 길이 우리가 함께 걸어갈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새해에 더욱 건강하시고 여러분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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