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형균 서울여대 SW교육혁신센터 교수) 올해의 시작이 지나간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다. 신년을 맞아 한 해의 계획을 호기롭게 세워보기도 했을 것이고, 설날의 긴 연휴를 보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볼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신년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매년 두 번씩 주어진다. 혹시 올 한해 독서와 관련된 계획을 세우진 않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59.9 : 91.7」 , 「8.3 : 28.6」 2017년 기준으로 독서율과 독서량을 조사한 데이터이다. 일반 도서를 1년 동안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이 성인 59.9%, 학생 91.7%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5년에 비해 성인은 5.4%포인트, 학생은 3.2%포인트가 감소했다.
또한, 성인의 지난 1년간 종이책 독서량은 평균 8.3권, 학생 전체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28.6권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2015년에 비해 성인은 8.2%포인트, 학생은 4.1%포인트가 감소했다.
우리가 얼마나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회에 살고 있는지 여러 가지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부적절한 댓글이나, 온갖 가짜뉴스에 휘둘려 시대의 흐름을 오판한다든지. 또한, 인내심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단순 사고부터 강력범죄까지….
이러한 것들의 이유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의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앞서 살펴본 데이터에서 성인의 40%가 1년에 1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학창 시절 자의든 타의든 서점에 들러 소설책에 빠져 시간을 흘려보낸 적이 기억날 것이다. 소설은 재미와 더불어 공감 능력, 인내심, 논리력을 키워준다고 한다. 이렇게 소설을 읽으며 키워온 다양한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사회 초년생활을 잘 견뎌왔을 것이다. 이제 성인이 되어 책을 소홀히 하게 된 우리에게 누군가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서재를 댁으로 들이셔야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어록 중의 하나를 차용해 써보았다. 성인이 된 지금, 책을 읽고 이를 통해 지적으로 풍요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만의 서재를 가져야 한다. 칸트, 괴테, 다윈이 수많은 고전을 써낸 것은 자기 서재에서 지력을 쌓은 결과라고 한다.
성인의 서재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으로 자기만의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창조의 동력이 될 수 있다. 거실 한쪽에 서가를 채우는 것부터 그리고 자기만의 독서목록을 만들어 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상어 중에 코이라는 물고기의 삶은 아주 특이하다고 한다.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서 기르면 5~8cm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연못에 넣어두면 15~25cm까지 자라며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성장하게 된다. 같은 물고기지만 어항에서 기르면 피라미가 되고, 강물에 놓아두면 대어가 되는 신기한 물고기이다. 이를 두고 ‘코이의 법칙’이라고 한다.
주변의 환경과 생각의 크기에 따라 엄청난 차이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코이의 법칙, 자신의 무대를 조그만 어항이라 생각하지 않고 바다라고 생각해서 꿈의 크기를 키운다면 현재의 삶에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1주일에 한 번, 책 택배가 집으로 온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설레는 마음으로 한 주를 기다리게 될지….
[프로필] 김 형 균
· 서울여대 SW교육혁신센터 교수(데이터과학 전공)
·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평가위원
· 조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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