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승훈 편집국장) 일 잘하는 조직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인사(人事)다. 공정한 성과평가를 통한 동기부여, 적재적소에 인재배치 등 조직의 지향성과 실천능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특히 고위직 인사의 경우 리더십의 공백을 감안, 빠를수록 좋다는 게 일반적 이론이다.
이렇게 보면 국세청 고위직 인사가 늦어진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한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일단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제불황이 예견된 상황에서 국세청이 국민과 소통하며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사가 제 때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지적뿐만이 아니다.
‘청와대에 국세청 인사의 시급성을 인지시킬만한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날선 비판을 하는 이들도 있고 ‘국세청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결과’라는 자조 섞인 평가도 있다.
물론 1월 중순에 국세청 고위직 인사를 마무리 한 전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의 출처가 국세청 내부 사정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전직 관료들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국세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는점이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고위직 인사도 늦어지고 있다. 모두 국가경제와 밀접한 곳들이다.
실‧국장급 인사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 기재부의 경우 빨라야 3월에야 과장급 정기인사가 가능할 것 같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나라살림을 계획, 업무를 추진해야할 세제실과 예산실의 정상적인 업무 진행이 가능할지 우려된다.
청와대가 국가경제와 민생에 깊숙이 연관된 조직들의 인사를 늦추고 있는 것은 무능이거나 직무유기일 수밖에 없다. 국가경제를 계획하고 현장에서 이를 실행, 혹은 감독하는 기구들의 정기인사를 미뤄두고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쳐봐야 듣는이의 공허함만 가중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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