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소연 작가) 내가 입사 1년 차 만에 후배를 두게 되었던 때의 이야기다. 17년도 말 혹은 18년도 초가 되겠다. 벌크 채용이라는 이름으로 신입사원이 대거 입사했다. 신입사원의 수가 늘어나며 그들이 가진 목소리의 힘도 커짐을 느낄 수 있었다. 사건(?)의 발단이자, 변하고 있는 조직문화의 시작을 느꼈던 그날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고객들로 들끓는 사무실에 바쁘게 서류를 넘기고 있었던 시점이었다. 쌓여가는 서류를 끼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며 고객에게 이해를 구하고 있었다. 조금 한산해졌을 때, 결재를 올린 것에 문제가 있는지 상사는 나를 불렀다. “소연 씨, 이리로 와보세요.” 나는 그의 옆에서 내가 처리한 업무에 대한 정당성에 관해 설명했다. 내가 사장이어도 업무를 이렇게 처리할 것이냐는 물음에 기분이 상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색한 미소만 띈 채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김 대리, 이리로 와보세요.” 상사는 내가 한 업무처리에 대한 정당성에 대한 부연 설명이 필요했는지 내 후임자, 그러니까 이제 막 업무를 시작한 6개월 차 신입직원을 불러 판단하도록 했다. 김 대리는 나와 같은 의견이며, 정당하다는 말을 풀어서 전했다. 상
(조세금융신문=이소연 작가) 나는 98년생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님은 기업을 운영하셨다. 내가 7살이 되던 무렵, 엄마는 이제 아파트를 떠나 이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벽지에 얼룩덜룩 그려 넣은 낙서들이 가득한 집을 떠나는 게 아쉽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새로 지어지는 집을 처음 봤을 때 기대에 차 엄마 귀에 속삭였다. “엄마 여기 벽에는 낙서하지 않을게!” 나는 우리 집이 좋았다. 1층과 2층 사이 연결된 작지만 멋진 화물 트레이나(그때는 그게 엘리베이터 같았다.), 넓게 마련된 사무실들이나(운동장처럼 넓다고 생각했다.), 밝고 열정적인 엄마 아빠의 얼굴이 좋았다. 맞다. 우리 집은 1, 2층은 회사, 3층은 가정집이다. 이 집에 18년을 살며 여러 직원들의 입 퇴사, 업의 변경, 기업 내부 문화의 변화를 직접 봐왔다. 10살도 안 되었던 나는 점심 때마다 부모님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가끔은 회식을 따라가기도 했다. 거기서는 모두 웃고 즐기고 잔을 높이 들고 소리를 질렀다. “건배!” 어린 나는 마냥 신이 났다. 노래방에서 ‘마법의 성’을 부르며 약간은 취한 직원들 사이에서 율동을 추기도 했다. 많은 직원이 스쳐 갔지만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