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다른 3기 신도시에서 공직자의 땅 투기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들어간다.
광명 시흥지구에 대한 조사에선 LH 직원 13명이 개발 지역 땅을 신도시 지정 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도시 개발 업무를 맡은 공직자는 실거주 목적 외 토지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3일 광명 시흥 외에 다른 3기 신도시에서도 공직자의 땅 투기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총리실을 중심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4일 출범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사 대상에는 LH 직원뿐만 아니라 경기주택도시공사 등 다른 공기업 임직원,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와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도 포함된다.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공직자들의 가족도 개발 예정지 토지 거래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전날 광명 시흥에서 일부 LH 직원들이 100억원대의 토지를 매입했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3기 신도시 정책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광명 시흥 외에 다른 3기 신도시에서도 공직자의 선제 투자가 있었는지 광범위하게 확인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수사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LH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광명 시흥지구에선 13명의 LH 직원이 해당 지역 내 12개 필지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연루된 직원 중에는 부장급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참여연대 등은 10개 필지가 LH 직원들이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으나 2개 필지는 LH 직원 소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추가로 4개 필지 소유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부 조사에서 참여연대 등이 발견하지 못한 LH 직원들의 땅 투기 연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셈이다.
이들 직원 상당수가 수도권 본부 토지보상 업무 부서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이들을 직위해제했다.
국토부는 해당 직원들은 신규 후보지 관련 부서나 광명 시흥 사업본부 근무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에 나섰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광명 시흥은 수년 전부터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정부가 내부적으로 본격적으로 후보지로 염두에 두고 검토를 벌인 것은 올해 초부터다.
연루된 직원들은 대부분 작년 초까지 광명 시흥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정보 이용 여부를 떠나 신도시 토지 확보와 보상 등 업무를 하는 LH 내부 직원들이 신도시 후보지 땅에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 전반에 대한 기초조사는 내주 초까지는 완료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투기 의혹 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방지대책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신규 택지 개발과 관련된 국토부와 공사, 지방공기업 직원은 원칙적으로 거주 목적이 아닌 토지 거래가 금지된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에 신고해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공직자의 토지 투기 의심 사례에 대한 상시 조사 및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위법 부당한 사항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부여할 계획이다.
공공주택특별법상 정보 이용 및 누설에 대한 처벌 대상이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현재 공공주택특별법은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누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와 같은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법 개정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 전에는 공공기관별 인사규정 등을 고쳐 예규 등을 통해 즉시 시행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