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소송 1심 판결이 27일로 미뤄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이 당초 20일 오후2시로 예정되어 있던 1심 선고공판을 27일 오후2시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법원이 해당 1심 선고공판에서 우리금융 손을 들어줄 경우 금감원이 향후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금융사의 수장을 제재하는데 힘을 잃을 수 있어 금융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월 손 회장에 대해 DLF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렸다. DLF 판매 당시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이었다.
금융사 임원이 이같은 중징계를 받게 되면 남은 임기는 마칠 수 있으나, 연임이 제한되고 금융기관에 3년동안 취업할 수 없다.
◇ 소송 핵심, ‘내부통제기준 마련’ 중징계 근거되나
이에 손 회장과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 겸 개인그룹 부문장(수석부행장)은 지난해 3월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함께 이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가처분신청에는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최고경영자(CEO) 중징계의 근거가 될 수 있느냐다.
현행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사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절차(내부통제기준)를 마련해야 한다’고 돼 있다.
금감원 측은 우리은행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함에 따라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미흡에 따라 CEO 징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우리금융은 DLF 불완전판매 등을 인정하지만 당시 내부통제가 적절히 작동한데다 내부통제 미비를 근거로 경영진 중징계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의 소송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DLF사태 소송뿐 아니라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CEO들에게 징계를 내린 만큼 이들에 대한 제재 수위 등에도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손 회장과 같은 이유로 금감원과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 은행·증권사 CEO들도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사전 통보받았다.
금융위는 이날 선고결과를 보고 제재 수위를 최종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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