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과한 뒤 내부통제 체계 개선 등 환골탈태하겠다고 약속했다.
12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이날 오전 모든 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한 뒤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들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손태승 회장 부당대출건)은 부당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일부 직원의 기회주의적 처신,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다. 우리 모두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 상황을 하나씩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 본 뒤 합리적·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사실에 입각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이나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러한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토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히 규명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은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해 정도 경영을 확고히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 중순경까지 친인척을 상대로 총 616억원(42건)의 부당대출을 실행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금감원은 해당 대출건 중 350억원(28건)의 경우 대출심사·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함께 지난 7월 19일 기준 전체 대출건 중 269억원(19건)은 현재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법률검토를 거쳐 제재절차를 진행함과 동시에 손태승 전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위법 혐의 등은 수사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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