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우리나라 저출생 가구가 확연히 줄어드는 추세인 가운데 지난해 출생아 중 첫째아인 경우가 늘면서 첫째아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서 저출생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에 태어난 아이 중 첫째아는 15만6천명으로 전체 출생아(24만9천명) 가운데 62.7%를 차지, 출산 순위별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2021년 56.8%였다.
지난해 출생아 중 첫째아는 2021년(14만8천명)보다 5.5%(8천명) 늘었다. 2015년에 1.4%(3천명) 증가한 이후 7년 만의 반등인데, 코로나19 등으로 미뤄왔던 출산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둘째아는 2021년 9만1천명에서 2022년 7만6천명으로 16.7%(1만5천명), 셋째아 이상은 2만1천명에서 1만7천명으로 20.9%(4천명) 각각 급감했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는 전년보다 4.4%(1만2천명) 줄었는데, 아이를 둘 이상 낳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전체 출생아 중 둘째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30.5%로, 셋째아 이상은 8.2%에서 6.8%로 줄었다.
첫째아 비중은 2011년부터 12년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둘째아 비중은 2015년부터, 셋째아 이상은 2018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다. 출산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점,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이 자녀를 2명 이상 낳지 않는 배경이 됐다.
2021년 기준 여성이 첫째아를 낳는 연령은 평균 32.6세로 1년 전보다 0.3세 늘었다. 1993년(26.2세) 이후 매년 높아지고 있다. 첫째아를 낳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둘째아 이상을 낳기는 어려워진다.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의 소득 대비 소비 지출의 비중은 월평균 60.4%로 미혼 자녀가 1명인 가구(51.5%)보다 컸다. 자녀가 많을수록 지출 부담이 컸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혼하면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관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육아에 따른) 여러 비용이 드는 데다 노후의 불안정 등으로 자녀를 한 명 낳는 데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 결과 18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 중 자녀가 1명인 가구의 비중이 2016년 38.8%에서 2021년 40.9%로 늘어나는 동안, 2자녀인 가구의 비중은 50.7%에서 48.9%로 절반 이하로 내려가는 등 다자녀 가구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결혼 후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인식이 줄면서, 저출생 경향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중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65.3%로 2018년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 13∼19세가 41.1%, 20대가 44.0%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러한 인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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