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추석 연휴 직전 그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슈퍼위크가 시작된다. 9월 셋째 주 7개 기업(스팩 제외)이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시장 내 한정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기업과 주관사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치열할 전망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셋째 주 두산로보틱스, 밀리의 서재, 아이엠티, 한싹, 레뷰코퍼레이션, 신성에스티, 신한스팩 11호 등 7개 업체가 공모 청약을 받는다. 이 중 두산로보틱스만 코스피 상장에 도전, 이외 기업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는 단연 두산로보틱스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 2018년부터 협동로봇을 생산했고 현재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살펴봐도 중국 제외 시 2021년 이후 4위다.
이번 상장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1620만주를 공모할 예정으로 총 예상 공모금액은 3402~4212억원이다. 만약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가 상단으로 결정된다면, 두산로보틱스의 시총은 1조6800억원원에 이르게 된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이며 KB증권과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가 공동 주관사로 선정됐다.
1년 만에 몸값을 낮춰 코스닥시장에 재도전하는 전자책 구독 플랫폼인 밀리의서재에 대한 관심 또한 뜨겁다. 밀리의서재는 전자책의 지식재산권을 토대로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챗북, 도슨트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한 바 있으나 투자시장 자금 경색에 따라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를 못 받자 상장을 한 차례 연기했다.
밀리의서재는 공모 희망가를 기존 2만1500원~2만5000원에서 2만원~2만3000원으로 낮추고 유통물량을 줄여 1년 만에 재도전에 나섰다.
일정별로 살펴보면 밀리의 서재와 아이엠티가 오는 18~19일, 한싹과 레뷰코퍼레이션, 신한스팩11호가 19~20일 청약을 진행한다. 신성에스티와 두산로보틱스는 21~22일 청약을 실시한다.
이처럼 일반청약 일정이 한날에 몰리는 경우가 연속되면서 자금 조달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한정된 자금으로 청약에 참여해야 하므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청약 일정이 9월 셋째 주에 빽빽하게 몰리는 만큼 상장 주관사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엠티를 주관하는 유안타증권은 밀리의서재와 청약 일정이 겹치는 만큼 미래에셋증권과 맞붙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밀리의서재는 물론 신성에스티 두산로보틱스까지 3개 업체 주관을 맡은 만큼 해당 기간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 꽁꽁 언 IPO 시장 훈풍 불까
업계는 그간 침체됐던 IPO 시장이 9월 IPO 슈퍼위크를 기점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8월의 경우 휴가 시즌이었던 데다 추가적 긴축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의 잭슨홀 회의와 중국 부동산 위기 등 대외 악재가 언급되면서 국내 증시가 짓눌렸고, 그만큼 투자 열기도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실제 8월에 상장했던 8개 종복의 상장 첫날 종가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전월(48.53%) 대비 10%p 떨어진 39.62%에 그쳤다.
게다가 최근 IPO 시장에서 대어로 주목받았던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파두가 기관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9월 셋째 주 IPO에서도 대어급의 흥행 여부를 낙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의 박종선 연구원은 “9월 IPO 예상 기업 수는 10~12개 수준으로 과거 9월 평균인 7개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IPO 예상 기업 수는 평균 이상이나, 중‧소형주 중신으로 상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공모금액(1800~2100억원)이나 공모 시총(6000~7000억원)이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새로운 제도 등장…시장 과열 우려도
또한 업계에선 지난 6월 금융당국이 새 IPO 공모주 제도 시행 이후 좀처럼 보기 힘들어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하고 상한가로 마감)을 다시 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공모가의 60~400%로 확대했다. 공모가 기준 최대 상승 폭이 기존 260%에서 400%로 높아지게 된 것이다.
따상 종목이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한 후 하락하면서 후속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되자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으로 내놓은 조치다.
금융당국은 기존 변동 폭 제한(63~260%)을 완화하면 쉽게 상한선에 도달하기 어려워져 적정 시장가를 발견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시장에선 새로운 제도로 인한 시장 과열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상장 첫날 급등 후 하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불안정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장 첫날 거둘 수 있는 최대 수익률이 기존 2배에서 4배까지 확대되면서 공모주마다 상장 첫날 큰 폭의 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발견됐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30일 상장한 알멕의 경우 공모가인 5만원 대비 250%까지 오른 18만원으로 뛰었다가 결국 9만9500원에 마감하며 반토막 났다. 이후에도 3거래일 동안 40% 급등하는 등 이상 주가 흐름을 보였다. 지난 7월 6일 상장한 교보스팩14호는 상장 첫날 따따블 수준으로 올랐다가 곧바로 공모가에 가까운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정의 목적은 기존의 제한된 가격제한폭에 연달아 상승한 후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일 변동 폭을 확대하고 단기간에 균형 가격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도 “장중 높은 변동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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