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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체크] 韓국채 '선진지위' 격상…80조대 자금유입에 재정운용 숨통

2년 만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국채 발행 여력 늘고 조달비용 감소
원·달러 환율 및 금리 안정화...코스피 지수 상승 동력될 듯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우리나라가 3대 글로벌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향후 채권시장에 80조원대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선진 금융시장으로 분류됐다는 평가 속에 국채 발행 여력이 늘고 조달 비용이 감소하는 측면에서 재정정책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듯싶다. 원·달러 환율 및 금리 안정에 도움이 되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9일 새벽 한국 국채를 내년 11월부터 WGBI에 편입하는 내용을 담은 하반기 정례 시장분류를 공개했다. 2022년 9월 WGBI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린 지 2년 만이다.

 

WGBI는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이 포함된 '선진 국채클럽'으로 꼽힌다. 추종 자금이 2조5천억∼3조달러(3천362조5천억∼4천35조원) 추정돼 많은 데다 주요 연기금 등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도도 높다.

 

이 때문에 한국이 WGBI에 편입됐다는 건 그만큼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와 신뢰도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지수의 편입액만큼 우리나라 국채에 무조건 투자하겠다는 '약속'과도 같아 한국 경제와 국채 시장에 대한 신뢰와 확실성이 없으면 편입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3대 채권지수 가운데 대상에 해당하는 2개 지수에 모두 편입됐다. 2002년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 지수(BBGA)에 편입됐고, 나머지 JP모건 신흥국 국채 지수(GBI-EM)는 신흥국이 대상이라 한국은 소득 기준 초과 등으로 제외된다.

 

WGBI 편입은 재정 운용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WGBI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70조∼88조원 수준의 추종 자금이 유입된다. 정부의 연간 국고채 순발행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실제 편입은 내년 11월께 이뤄진다.

 

정부는 내년에 201조3천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83조7천억원이 순발행이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국고채 발행 규모가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 유입만큼 발행 여력이 추가적으로 생기는 셈이다.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정부 입장에서 조달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난다. 국고채 발행 잔액이 늘면서 지난해 국고채 이자비용만 23조원에 달했다.

 

국고채 금리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

 

국고채 투자를 위한 원화 수요가 늘면 외환시장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점 등으로 윤석열 정부는 WGBI 편입을 국정과제로 추진해오기도 했다.

 

정부는 그간 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도를 개선하며 WGBI 편입에 주력해왔다. 올해 6월에는 국채통합계좌가 개통됐고, 7월부터는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거래 마감시간이 익일 오전 2시로 연장됐다. 작년에는 외국인의 국채투자 비과세, 외국인 투자자등록제(IRC) 폐지 등도 시행됐다.

 

외국계 투자은행(IB)과 국내 채권업계에서는 한국이 WGBI에 내년 3월께 편입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많았다. 시장 접근성 수준이 높아지더라도 실제 투자자의 체감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간의 제도개선과 시장발달, 우리나라 거시경제 펀더멘탈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내온 결과"라며 “내년 실제 편입 때까지 유예기간 동안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방안 추진 등 지수에 잘 안착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규모 해외 자금 유입에 따라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 국고채 투자를 위한 원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돼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한다. 채권금리 하락 및 원화강세에 따라 코스피 지수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관측도 나온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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