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신용등급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고려아연의 기업신용등급(ICR)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했다.
‘부정적 검토’는 등급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요인의 발생 가능성이 예상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20일 한기평은 “이번 등급검토대상 등록은 유상증자 계획이 철회되면서 자기주식 취득 과정에서 유출된 대규모 자금이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의 추가적인 재무부담 ▲경영권의 최종 소재 및 안정화 여부 ▲향후 배당정책 ▲중·장기 사업 및 투자 방향성에 대해서 추가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평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 철회로 인해 지난달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1조8000억원의 자금 유출이 고스란히 회사의 재무 부담으로 더해졌다
또한 한기평은 고려아연이 기존 보유하고 있던 지주사 한화 주식 전량(543만6380주)을 한화에너지에 약 1519억원에 매각하는 등 재무부담 경감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자기주식 취득 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경감 수준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한기평은 올해 9월말 기준 3170억원이던 고려아연의 순차입금 규모가 약 1조98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올 9월말 기준 44.6%에서 73.6% 수준으로 상승하고 순차입금/EBITDA 지표도 1.7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은섭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고려아연 신용도의 근간인 실질적 무차입상태의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단기간 내 급격히 저하됨에 따라 향후 자기주식 취득에 따른 재무부담을 상당 부분 경감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이 제시되고 원활한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한기평은 MBK·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시 공개매수를 위해 조달한 인수금융에 대한 상환부담이 고려아연에 전이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주주 불확실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재무적 투자자(FI)인 MBK가 고려아연 인수금융 이자비용을 포함한 투자 자금 회수를 위해 고려아연의 배당금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아연의 신용도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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