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LG전자가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첫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은 신흥 가전 시장으로 꼽힌다.
DRHP는 수요예측, 공모가, 공모일 확정을 위해 상장심사기관에 법인 지배구조와 재무 현황 등을 공개하는 서류로, 현지 증시 상장을 위한 첫 단계다. LG전자의 인도 증시 상장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측된다.
통상 DRHP 심사에는 3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후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와 공모일을 확정하고 최종 증권신고서(RHP)를 승인받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의 15%를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달 금액이 고스란히 본사로 유입되는 방식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LG전자가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를 130억달러(약 18조원)로 평가받고, 최대 15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IPO로 조달한 자금의 활용처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대형 인수합병(M&A)이나 주주환원 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LG전자는 이번 IPO로 확보하는 현금을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뿐 아니라 전사 차원의 미래투자 재원으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 만큼 주주환원 정책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IPO가 마무리되면 고속 성장 중인 인도법인의 가치가 재평가돼 LG전자의 전체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지난 9월 인도법인 상장 가능성에 대해 "공시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여러 옵션 중 하나"라며 "인도에서 LG는 오랫동안 국민기업이기 때문에 '내셔널 브랜드'가 되는 큰 비전으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 노이다에 첫 법인을 설립한 이후 27년간 인도에 판매법인·생산법인·R&D센터를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 LG 생활가전은 이미 현지에서 프리미엄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액은 2018년 2조4천703억원에서 지난해 3조3천9억원으로 5년새 33.6% 늘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73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규모에 육박한다.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20∼30대 고객이 많고 중산층이 늘고 있어 스마트폰,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코트라는 2019년 110억달러 규모였던 인도 가전 시장이 2025년 21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내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는 중국과 달리 지정학적 위험도 적고, 중동·아프리카 등으로의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인도 시장 투자를 확대하는 국내 기업도 늘고 있다.
앞서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0월 인도 IPO를 통해 약 190억달러(26조4천822억원)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인도 IPO 역사상 최대인 33억달러(약 4조6천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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