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온 말입니다. ‘불통’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지난 정권 탓일까요?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소통’이 리더십의 가장 본질적 덕목으로 여겨질 정도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흔히 소통은 3단계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말하고 경청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한 바를 ‘실행’에 옮겨야만 비로소 완성된다는 설명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대통령입니다. 리더십 전문가들에 따르면, 루스벨트 대통령은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논리에 설득되지 않는(반대한다는 의미이겠지요) 여론을 끊임없이 취합해 정책에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지나친 단순화와 비약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헤겔의 변증법에 등장하는 ‘정반합(正反合)’의 형식적 구조를 소통의 과정에서 보여줬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 정부는 출범 전부터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조했고 한동안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세계의 변화속도는 이전 그 어떤 시대보다 빠릅니다. 지난 정보화 시대의 쌍방향 소통을 넘어 이제는 다방향 소통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부처별로 소통을 위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국세청도 올 한해 소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국세청은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는 통념이 강합니다. 이처럼 고정된 이미지는 갑자기 바뀌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만큼 국세청의 대국민 소통이 어려울 것이란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간절합니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향한 도전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국세청의 소통이 성공할 경우 우리 사회구성원이 향유할 수 있는 가치가 대단히 크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 소통을 위한 국세청의 노력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국세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도가 한차원 높아졌다’는 성적표를 받아들기를 기대합니다. 조직 내 소통도 잘 이뤄져 타 부처에 모범사례로 전파되길 희망합니다.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납세자를 만나 세정을 홍보했고, 그로 인해 국세행정이 원활히 진행됐다는 등의 구구절절한 자화자찬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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