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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막오른 농협중앙회장 선거 ❻김병원 회장 특정후보 지원 의혹 ‘오비이락?’ (下)

호남지역 행사 집중 '눈 가리고 아웅'..."도랑 치고 가재 잡고"
20일 '미래의 둠벙을 파다' 출판기념회…총선 출정식(?) '촉각'
선관위, 농협중앙회 임·직원 지위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공문 전달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일이 2020년 1월 31일로 확정된 가운데 최근 농협 안팍에서는 김병원 중앙회장의 특정후보 지원에 대한 의혹이 연일 대두되고 있다. 

 

먼저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지위를 이용한 중앙회장 및 임·직원의 선거 개입이다. 가장 비근한 예로 지난 10월 24일 농협금융지주(회장 김광수)는 농협금융지주 비상임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호남의 A모 ○○농협조합장이 근무하는 정읍농협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를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김광수 회장, 최창수 이사, 유남영 이사, 김용기 이사, 남유선 이사, 박해식 이사, 방문규 이사, 이기연 이사, 이준행 이사, 이진순 이사회의장과 각 부서별 부실장, 실무자 등 총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지주가 차기 중앙회장 출마예상 후보 지역에서 행사성 이사회를 개최했다는 것은 엄연한 현직 임·직원들의 선거 개입으로 읽혀진다. 업무 형식을 빌려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행위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누가 보더라도 조직 차원의 간접지원 행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부적절한 행사, 즉 얕은 수로 남을 속인다는 뜻인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속담을 연상케 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역농협에서의 이사회는 특정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연초 운영계획에 잡혀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라며 “특히 이사님들을 한 자리에 모시기가 힘들어서 지역농협에서 추진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올해처럼 지역농협에서 이사회를 추진한 사례가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2015년 김용환 금융지주회장 때도 당시 사외이사(김영기 동대전농협조합장)를 맡았던 지역농협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전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당시 지역농협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전례는 있었으나, 김영기 동대전농협조합장은 이번처럼 농협중앙회장 후보에 출마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농협금융의 비상임 이사는 농협중앙회 몫으로 농협중앙회장 측근 인사들이 도맡아왔다. 농협금융 출범 초기부터 이사회에 참여했던 김영기 비상임이사가 대표적이다. 김 이사는 1993년부터 동대전농협 조합장을 맡아오면서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농협중앙회에서 농협금융에 심어놓은 비상임 이사는 농협금융 회장을 견제하고 운영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장 입장을 반영하는 역할을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편에선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행사나 강의활동 역시 유독 호남지역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몇 달간(7월∽11월 중순) 김 회장의 강의활동을 살펴보면, 총 10여 차례의 외부 활동 전부가 호남 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도표 참조>.    

 

 

다음은 최근 김 회장의 외부 행사 일정 중 호남지역 행사만을 나열한 것이다.

 

지난 7월 17일 정읍시 저명인사 초빙 특강, 8월 8일 목포 섬의 날 기념식 참석, 8월 12일 전북농협 퇴직동인 간담회, 8월 23일 전남-농협 업무협약식, 나주시 초청 수요 정책아카데미 강연, 9월 20일 화순군 초청 ‘명품화순 아카데미’ 7회 차 강연 방문, 11월 7일 남도일보 K-포럼 초청 특강, 11월 1일 전남대 용봉포럼 초청 특강, 11월 6일 제5기 남도일보 K포럼 초청 특강, 11월 14일 ‘제1112회 21세기 장성아카데미’ 강연, 11월 20일 나주 출판기념회 ‘미래의 둠벙을 파다’등 대부분의 행사가 호남지역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김 회장은 특정지역의 표심을 결집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호남지역에 쏟아 붓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문에 김 회장이 현직을 활용한 간접 지원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이유다. 

 

두 번째는 농협중앙회가 급격한 농정 환경변화에 대응할 목적으로 조합장들로 구성한 ‘농정통상위원회’의 확대운영 문제다. 당초 16명이던 통상위원을 최근 40명으로 확대 개편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농협 관계자는 “통상위원을 확대 개편하는 과정에서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조합장을 4명에서 13명으로 대폭 늘린것은 삼척동자도 알수있는 비겁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평소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등 굵직한 당면 현안에 소극적인 입장을 표명한 농협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의원 중심의 통상위원회 출범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사전 선거운동기간 중 유권자를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은 농협중앙회장과 산하 조직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앙회장의 대의원 표밭관리 의혹이 ‘오비이락’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에 관심이 많은 조합장들이나 중앙회장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자들의 눈에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대결하는 불합리한 경쟁으로 보여질게 자명하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특정지역 지원 의혹에 대한 농업계의 평가는 매우 비판적이다. 국정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지역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농협의 지역 쪼개기 문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다. 250만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은 공정한 선거를 주관하고 지역 통합에 앞장서야할 막중한 책무가 있다. 

 

농협중앙회장이 오히려 농협의 병폐인 줄대기 문화, 퇴행적 지역선거 등을 조장한다는 의혹만으로도 자칫 농협중앙회는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등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엄중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이번 선거만큼은 지역선거의 구습을 타파하고, 건전하고 투명한 선거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그 책임은 농협의 수장이며 선거의 중심에 있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몫이다. 

 

그동안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받아온 농협중앙회장 선거판은 불법 선거의 대명사로 낙인 찍혔다. 역대 민선회장 대부분이 비자금과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되거나 불법선거에 연루되어 임기 중에도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초대 민선 한호선 회장 부터 3대 정대근 회장 까지 3명 모두가 검찰에 구속되는 수모를 겪었고, 4대 최원병 회장은 2015년 검찰의 농협중앙회 비리 수사에서 기소는 피했지만, 측근 등 관련자 2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현 김병원 회장도 2016년 중앙회장 선거 당시 위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당선 무효 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는 고초를 겪었다. 그 후 약 3년 6개월이 지난 9월 항소심 재판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가까스로 당선 무효형은 면하게 됐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으로 임기 4년 동안 약 7억 원이 넘는 연봉을 보장받는다. 그리고 금융지주 등에 대한 경영, 인사권은 없지만, 실제로 100% 출자한 자회사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농협은 농협법을 따르고 그 외 사항은 금융지주회사법이나 은행법 등을 따르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농협법 142조에 따르면 중앙회가 회원을 지도하며 필요한 규정이나 지침 등을 정할 수 있고, 회장은 회원의 경영 상태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그 회원에게 경영 개선, 합병 권고 등의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현실적으로 중앙회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게 농협의 현실이다.

 

다음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농협중앙회에 보낸 농협중앙회장 및 임·직원의 선거관여 금지 관련 선거법 안내에 대한 협조 공문을 요약한 것이다.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31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등), 제66조(각종 제한규정 위반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및 임·직원이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등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만약 이를 어겼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률 제31조의 주체는 농협중앙회 임·직원으로 금지내용은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지위을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포함)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요 선거법 위반행위 판례]

※후보자와 조합원의 임원인 상임이사가 공모하여 수차례에 걸쳐 선거인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하면서 조합장 재직 중의 사업실적과 향후 계획을 홍보한 행위(대법원 2011.6.24. 선고 2010도9737 판결).

※조합이사가 조합장의 업무횡렬사건의 약식명령문과 이를 비판하는 편지를 작성하여 소고 조합원에게 발송한 행위(부산지방법원 2008.12.16. 2008고약56101 약식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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