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9 (목)

  • 맑음동두천 -7.0℃
  • 맑음강릉 -0.9℃
  • 맑음서울 -5.2℃
  • 구름많음대전 -4.0℃
  • 맑음대구 -1.3℃
  • 맑음울산 0.8℃
  • 구름조금광주 -1.5℃
  • 맑음부산 -0.1℃
  • 구름조금고창 -2.4℃
  • 구름조금제주 4.7℃
  • 맑음강화 -4.3℃
  • 구름많음보은 -3.9℃
  • 흐림금산 -5.6℃
  • 구름많음강진군 -0.6℃
  • 맑음경주시 -0.9℃
  • 구름조금거제 0.9℃
기상청 제공

은행

[기획]막오른 농협중앙회장 선거 ❼불법 난무 비리공화국 '오명'...공명선거 자정노력 ‘공염불’ 우려

부정선거 근절 위한 농협중앙회 감사 기능 작동해야
고질병 지역선거, 합종연횡 당선 회장 ‘논공행상’ 구설수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최근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총선 출마를 예고하고 있어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회장 대행 체제인 상태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여진다.

 

정치계와 농협 관련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김 회장은 내년 1월초 중앙회장 직을 사임하고 본격적인 총선 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이나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는 후보들만의 잔치인 ‘깜깜이’로 치러져 불법이 난무하는 비리공화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최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그들만의 농협왕국’에서 조합장 비리와 선거 부정에 대하여 다룬 적이 있다. 보도에 따라면, 농협의 지역조합장 선거를 가늠하는 경쟁의 원천은 ‘4락5당’(4억원 탈락, 5억원 당선)이라고 한다. 2019년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에서는 전체 조합의 절반이 넘는 616명이 기소되었고, 이 중 29명이 구속된 바 있다. 즉, 태생적으로 농협의 조합장 선거는 금품 주도 선거문화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의미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도 건전성이 떨어지기는 조합장 선거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중앙회장 선거는 전국의 1,118명의 조합장 중에서 선발된 292명의 대의원들로 구성, 체육관에 모여 투표로 뽑기 때문에 선거 절차의 투명성을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농협중앙회장의 선거 비용은 조합장 선거의 최소 10배 수준이라는 소문만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을 뿐이다.

 

일선 조합의 부정 선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의 감사 기능이 작동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농협의 감사 업무를 총괄하는 감사위원장은 전통적으로 중앙회장 선거 관련 유공 조합장을 예우하는 자리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실적으로 중앙회의 감사 기능이 작동할 수 없는 구조다.

 

조합장 출신의 감사위원장이 지역 조합을 관리하는 감사체제로는 조합-중앙회간 부패 고리를 차단하기 보다는 오히려 유착만 심화시키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가 감사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시켜만 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유독 농협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역대 감사위원장들의 면면을 보면, 이봉주 연무농협조합장(06.07~08.06), 이성희 낙생농협조합장(08.07~15.12), 강일 진주원예농협조합장(16.01 ~16.06), 홍병천 홍천축협조합장(16.07~19.06) 등으로 모두 일선 조합장 출신이다. 특히, 이성희 전 낙생농협조합장은 최원병회장 재임 시절 감사위원장(2대~4대) 직을 7년 이상 수행했는데, 농협의 대규모 금융부실은 대부분 이 구간에서 일어났다.

 

2008년 해외 자원개발 부실, 2010년 리솜리조트 특혜대출, 2010년 조선/해운업 부실기업 대출 등이 그것이다. 농협이 대규모 부실충격에서 벗어나는데 무려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비전문 감사인인 조합장이 장기간 재임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농협이 비리왕국으로 낙인찍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고질병에 가까운 지역선거의 병폐에 기인하고 있다. 지역 간 합종연횡을 통해 당선된 농협중앙회장은 원천적으로 논공행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선과 동시에 지역담합에 대한 정산과 지분 쪼개기가 진행되며, 그 중심에 유권자인 조합장이 있다. 농협에서는 전문성 중심의 조직문화와 경영 역량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사실상 없는 것이다. 농협의‘일 따로 승진 따로 문화’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체육관 선거(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지는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 역시 지역선구의 틀 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깜깜이 선거’로 치러지는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지역연합만 있고, 정책토론이나 정견발표도 없는 선거에서는 자질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 역량 있는 신규 후보의 진입도 불가능하다. 이합집산 선거의 피해는 부패로 얼룩진 비리공화국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기대는커녕 지역선거가 더욱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 역시 지역 결속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출사표를 던진 전북의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은 호남지역 결집을 통해 호남 집권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역 색깔이 옅은 충청권에서는 충북의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이 중부권 통합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경기도는 이성희 전 감사위원장, 경남은 강호동 합천율곡조합장 등도 지역 기반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과거와 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농협중앙회는 만병의 근원인 지역선거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의 권한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농협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퇴행적인 지역선거를 정책선거로 전환하고, 대의원 간선제를 직선제로 전환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전문가 중심의 감사체제를 도입해 조합의 비리나 부실이 중앙회로 전이되는 경로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공명선거를 위해 이달 초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허식 부회장 주재로 ‘공명선거 추진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선관위도 금품 제공, 비방·흑색선전, 불법행위 등 위반행위를 신고할 경우 최고 1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