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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막오른 농협중앙회장 선거 ❷‘군인·관료’가 독식했던 회장자리...지역별 후보자 전진배치

공정경쟁으로 부작용 최소화해야...충청·전북 지역 민선회장 배출 전무
초대 중앙회장 현역군인 임지순씨 임명...군부부터 민선까지 23대 총 16명 배출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전반에 대한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정부의 농업정책과도 코드를 맞춰야 한다. 중앙회장은 12만 명의 계열사 임직원과 28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조직의 수장이다. 범농협의 자산규모만 해도 50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에 상호금융을 포함한 농협의 계열사 자산은 800조원을 넘어선다. 농협중앙회장 자리는 조직이나 자산규모로 따지면 대기업 총수가 부럽지 않을 위치다.

 

농협협동조합중앙회는 지난 1961년에 발족하여 23대에 걸쳐 총 16명의 중앙회장을 배출했다. 초창기 박정희 군사정권 시기에는 현역 군인이었던 임지순, 오덕준 씨가 임명됐고, 이후 3대와 4대에는 재무부와 한국은행 출신인 이정환, 문방흠 씨가 각각 뒤를 이었다.

 

3대 이정환 회장은 부산출신으로 일본 도쿄대 상대를 졸업하고 부산대와 연세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1961년 재무부 장관 고문을 맡다가 1962년 중앙회장을 지냈다. 이후 63년에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뒤 64년에 재무부 장관에 올랐다. 그 뒤 한국산업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4대 문방흠 회장은 전북 진안출신으로 일본 동경제대(현 도쿄대)를 졸업한 후 농협에 몸담아 1964년에 중앙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1965년 자립ㆍ과학ㆍ협동을 토대로 농업 근대화를 이루자는 `새농민운동`을 주창한 인물이다. 이후 1966년에 금융통화위원으로 활동한 후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1981년에는 광주은행장에 취임했다.

 

이후 5대부터 13대까지의 중앙회장 자리는 모두 관료들이 독식했다. 신명순(5대), 김윤환(7~8대), 권용식(9대) 회장은 지방 관료 출신으로 각각 충북·충남·제주도지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서봉균(6대) 회장은 재무부장관 출신이고, 장덕희(10대), 이득용(11대), 윤근환(12~13대) 회장은 농수산부 및 그 산하기관에서 차관 급을 지냈던 인물들이다.

 

민선 중앙회장 흑역사 벗기 위한 자성의 노력 필요

1988년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선출직으로 바뀐 후 역대 회장들 대부분은 뼈아픈 흑역사를 남겼다. 초대 한호선 회장(1988~1994)과 2대 원철희 회장(1994~1999), 3대 정대근 회장(1999~2006) 3명은 모두 횡령 및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형 이상을 선고받아 구속됐다.

 

4대 최원병 회장도 임기 중에 검찰 수사 등 다수의 측근이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다. 현직인 5대 김병원 회장까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김 회장은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공소사실 상당 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 달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대부분의 유죄가 무죄로 뒤집혀 벌금도 90만원으로 감형, 임기는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역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을 배출한 5명의 지역을 분석해 보면 경기·서울 1명, 강원도 1명, 경상도 2명(경북 1명, 경남 1명), 호남 1명(전남 1명) 등이다. 아직까지 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은 충청도와 전북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개인의 경영역량보다는 지역 간 경쟁과 협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지역선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대통령 선거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역구도 선거는 부패를 초래하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지역 간 합종연횡은 신규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구축효과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 이후에는 지역 기반의 논공행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역대 민선 농협중앙회장 모두가 크고 작은 송사에 휘말렸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민선 1대 중앙회장은 강원 출신의 한호선 회장(1988~1994)이다. 한 전 회장은 15대 국회의원(자민련)을 지냈다. 2대 회장은 16대 국회의원(자민련)을 지낸 서울 출신의 원철희(1994~1999) 회장이다. 원 전 회장은 비농협 출신 인사로 당선돼 주목을 받았다.

 

3대는 경남 출신의 정대근(1999~2007) 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해 8년간 직을 수행했다. 4대 회장은 경북 출신의 최원병(2007~2016) 회장이다. 최 전 회장은 15년간 경북 도의원(민자·한나라)으로 활동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교 후배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현직인 5대 김병원(2016~2020) 회장은 전남 출신으로 4년 단임제를 처음으로 적용받고, 호남에서 배출된 첫 민선 회장이기도 하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진도)는 지난 달 24일 서울 종로에서 제2차 본회의를 열어 ‘농협중앙회장 및 조합장 선거제도 개선 방안’ 안건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은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 제도를 현행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전환하고 연임제 도입은 유보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다수의 농협법 개정안의 요지도 농협중앙회장 선거방식을 직선제로 전환하고 단임제를 연임제로 바꾸는 내용이다. 그러나 촉박한 선거 일정과 첨예하게 갈리는 찬반 여론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현행 선거제도 하에서 치러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과거 선거 부작용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부작용

첫 번째 문제는 대의원 간선제 자체가 유능한 후보의 신규 진입을 차단하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전체 조합장의 26%(292명/1118명)에 불과한 지역 대표들에게 주어지는 선거방식은 내부 구성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재수와 삼수가 경쟁 우위인 반면, 새로운 후보가 자생할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농협의 혁신성과 투명성이 낮게 평가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정책선거가 전개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역적 결집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다 보니, 후보자의 경영비전이나 정책공약에 대한 평가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 4월 후보자 초청 정책토론회 개최 등을 골자로 하는 「공공단체등위탁선거법(위탁선거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적용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 번째는 농민대통령 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정작 농협의 주인인 250만 농민 조합원은 선거방식이나 절차는 차치하고 누가 후보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농업계의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후보들의 자질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주요 정책들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선거 때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어수선한 연말연초를 틈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치러진다’는 세간의 비판을 선거제도 개선의 계기가 되길 조합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역별 후보자 거물들 등에 업고 자신감 ‘팽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약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벌써부터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농협조합장과 관련업계의 의견을 종합하여 현재 중앙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지역별 전·현직 조합장들의 면면을 짚어봤다.

 

경기도에서는 이성희(3선,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49년생) 전 성남 낙생농협조합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조합장은 2016년 중앙회장 선거에도 출마한 경험이 있어, 여타 후보에 비해 지역 기반이 견고하다는 평이다. 네트워크로는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장 등이 중심에 있다. 이 전 조합장 외에도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조합장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지역에서는 호남의 재집권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병원 현 농협중앙회장의 뒤를 이을 후보로는 유남영(6선, 현 농협금융지주 이사, 55년생) 전북 정읍농협조합장이 농협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네트워크로는 현 김병원 회장, 민주평화당 지역발기인 등의 경험을 들 수 있다. 그밖에도 강성채 전남 순천농협조합장,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조합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충청도는 지역색이 약해 지금까지 농협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이다. 충북에서는 김병국(5선, 전 농협중앙회 이사, 51년생)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이 유력 후보로 회자되고 있으며, 네트워크로는 이시종 충북 도지사, 우건도 전 충주시장 등이 거론된다. 충남에서는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농협조합장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상도에서는 경남의 강호동(4선, 현 농협중앙회 이사, 63년생) 합천 율곡농협조합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네트워크는 새누리당 합천당원협의회 전 수석부위원장 등의 경험을 들 수 있다. 3전4기에 도전할 계획이었던 최덕규(7선, 전 농협중앙회 이사) 전 합천 가야농협조합장은 이번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점쳐졌으나 지난 달 열린 항소심 문턱을 넘지 못해 출마를 포기해야 할 처지다.

 

앞서 최 전 조합장은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이 후 지난 달 열린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아 회장 출마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강원도와 경북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거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접어들게 되면 출사표를 던질 후보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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