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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선거]3대 화두 그리고 남겨진 과제들

‘정책선거 부활’...‘법률리스크 발화’...‘지역구도 와해’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제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31일에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292명의 대의원 조합장에 의해 선출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지 못하면, 1위와 2위가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이번 선거국면을 견인한 핵심 키워드를 보면, 농협회장 선거가 지닌 태생적 한계와 더불어 발전적인 변화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기 농협회장 선거를 둘러싼 화두는 정책선거의 부활, 지역구도 와해, 법률리스크 발화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 정책선거 부활 ...새로운 선거문화로 정착

첫 번째 화두는 ‘정책선거’의 귀환이다. 정보 비대칭의 문제에 노출된 ‘깜깜이 선거’의 틀 안에서도 정책선거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선과와는 달리, 후보들이 정책을 기반으로 표심을 공략하는 기조가 뚜렷했다.

 

깜깜이 선거의 유일한 채널은 언론이며, 후보들이 언론활동에 주력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언론활동의 내용을 보면, 이전 선거와는 사뭇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구도 아래에서 팽배했던, 밑도 끝도 없는 ‘인물 띄우기’는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이다. 반면, 정책경쟁을 통해 후보들의 자질을 평가하는 문화를 조성하는데, 언론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일부 후보들은 정책검증을 통해 유력 후보로 부상하는 등 농협 선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이 분명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정책선거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제거해 새로운 선거 형태로 제도화 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현안 인식에 기초해 ‘제도적 틀’을 정비하는 작업이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 농협 선거의 ‘법률 리스크’ 부각...후보 자질검증 프로세스 정립 필요

두 번째 화두는 농협 선거의 고질적인 문제인 ‘법률 리스크’를 들 수 있다. 역대 민선회장을 살펴보면, 크고 작은 송사에 휘말리는 등 농협 회장 자체가 농협의 리스크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양적, 질적 측면에서 과거 선거와는 비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불법·탈법 선거가 판치고 있다. 압축경제 시대에나 있을 법한 원초적인 ‘금품제공설’도 돌고 있고, 불법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괴문서 파동’에 특정 후보의 ‘금감원 감사 의혹’ 등 혼탁선거가 도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서 ‘2차 결선투표’를 놓고 유력 후보자들 간의 ‘사전 담합’ 등의 의혹이 농협 안팎에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이들 모두 사안의 경중을 감안할 때, 선거 이후에도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사안으로 판단된다.

 

앞으로의 과제는 후보의 ‘자질검증 프로세스’를 재구축하는 일이다. 농협 내부적으로 부실 후보가 출마할 수 없도록 촘촘한 사전 검증절차를 도입해 발생 가능한 법률리스크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선관위의 역할이 선거 이후의 사후적 관리·감독에 치우쳐 있어, 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전적 위험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선거 이후에 심도 있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 지역구도 와해...대의원 역할론 대두

이번 선거국면을 주도한 세 번째 화두로는 ‘지역선거의 후퇴’를 들 수 있다. 전통적으로, 농협선거는 지역간 합종연횡이 당락을 결정하는 중대 변수로 작용해 왔다. 2016년 선거에서도 경쟁 우위 원천으로 작용하는 전형적인 지역주의 선거다.

 

지난 2016년 농협회장 선거에서도 1위인 이성희 후보와 2위인 김병원 후보가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그 당시 2차 결선 투표에서 2위인 김병원 후보와 3위인 최덕규 후보가 연합해 농협 회장에 당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구도의 틀이 와해됨에 따라, 기존의 방식으로는 후보들 간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졌다. 정책선거가 화두로 부상하면서 지역간 합종연횡이나 결합이 힘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권역별 후보단일화가 모두 실패하는 등 기존의 지역주의 정서가 크게 약화되는 분위기다. 권역별로 보면, 경기(이성희, 여원구), 충청(김병국, 이주선), 호남(유남영, 문병완), 영남(강호동, 최덕규) 등에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대의원 역할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데, 그 중심에 ‘직선제’ 이슈가 있다. 즉, 유권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철저한 자질 검증을 통해 부실 후보를 걸러내고 경영능력과 정책역량을 갖춘 후보를 배출해야 하는데, 이 역시 유권자의 몫이다. 선거 방식을 직선제로 전환해 전체 조합장의 민의를 수렴할 뿐만 아니라, 지역선거를 정책선거로 전환해 농협의 고질병인 지역주의의 폐해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중앙회장 선거가 새로운 선거문화를 조성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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