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③ 중흥건설그룹 장남에게 '현금' 몰아주기…5년 만에 241배↑

그룹 현금 흡입기 중흥토건(장남 회사) 파격적 성장
5년간 단기차입금 50억원→1조6672억원
5년간 이익잉여금 630억원→1조2091억원

중흥건설의 장남회사 중흥토건이 성장하려면 일감을 몰아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일감을 수행할 자금도 필요했다. 중흥건설그룹은 단기차입의 형태로 중흥토건에 연간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 돈까지 끌어다 줬다. 갚을 걱정은 없었다. 전년도 빌린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일감은 가족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를 대거 동원했다. 현재는 일부 흔적만 남아 있지만, 취재 결과 종업원이 0명이거나 1~2명, 동일한 주소를 쓰고 있는 페이퍼컴퍼니가 다수 확인됐다. /편집자 주

 

 

5년 만에 241배 성장과 단기유동성의 비밀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중흥토건의 자산 성장에서 핵심은 부채다. 부채는 단순한 빚이 아니라 기업이 굴릴 수 있는 돈의 규모를 나타낸다.

 

중흥토건의 부채는 2013년 438억원, 2014년 730억원이었는데, 아직까지는 지급보증이나 담보설정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는 형식이었다.

 

2013년 중흥토건은 아버지 정찬성 회장의 회사 중흥건설로부터 519억원, 대주주 등으로부터 120억원의 지급보증을, 중흥주택 계열사 순천에코밸리로부터 130억원의 담보물을 받았다.

 

2014년에도 공생구조는 지속됐는데 중흥건설과 가족들 명의로 317억원의 지급보증, 중흥건설 계열 나주관광개발로부터 156억원의 담보물을 제공받았다. 중흥토건은 자신의 계열사 성장을 위해 1909억원의 지급보증을 내놓기도 했다.

 

아버지 회사 등으로부터 빌린 돈은 2013년 단기차입금 50억원, 2014년 90억원 정도였다.

 

이는 중흥토건 자금 성장의 서곡에 불과했다.

 

중흥토건 부채규모는 2014년 730억원에서 2015년 1조186억원으로 단번에 14배 급증했다.

 

아버지 정창선 회장 소유의 회사인 중흥주택으로부터 1849억원, 중흥건설산업 1653억원, 순천에코밸리 185억원 등 총 3687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끌어낸 결과다.

 

실질적으로보면 2015년 아버지 회사로부터 끌어당긴 총 차입금은 7878억원이었는데 이중 4191억원을 상환하면서 3687억원으로 조정됐다.

 

2015년 3년 상환을 조건으로 빌린 장기차입금 규모(3892억원)와 맞먹는 수치다.

 

이후 중흥토건의 부채 규모는 2016년 1조17억원, 2017년 1조1386억원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지만, 특수관계인에 의한 단기차입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2016년의 경우 아버지 계열사 중흥주택에서 1545억원, 중흥건설산업 934억원 등 총 2479억원을 끌어들였다.

 

자신의 중흥토건 계열에서도 단기차입금을 끌어들였는데, 중흥에스클래스로부터 180억원, 에코세종으로부터 21억원 등 총 201억원을 빌렸다.

 

정원주 부회장은 2017년 자신의 중흥토건 계열사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빨아들였다.

 

그 규모는 중흥에스클래스 630억원, 에코세종 1090억원, 중흥개발 855억원, 중봉산업개발 305억원 등 총 2880억원에 달했다.

 

아버지 계열사의 차입의존도도 높아졌다. 중흥주택에서의 단기차입금은 2695억원, 중흥건설산업 850억원 등 전년도보다 1066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공급받았다.

 

중흥토건은 2018년이 되면 부채가 1조6672억원으로 전년대비 46.4% 증가하는데 쥐어짜다시피 계열사로부터 돈을 끌어다 썼다.

 

중흥주택 2765억원, 중흥건설산업 1445억원, 순천에코밸리 685억원, 중흥에스클래스 2389억원, 에코세종 1915억원, 중흥개발 605억원, 중봉산업개발 100억원, 신세종 561억원, 새솔건설 500억원, 제이원산업개발 495억원, 세흥건설 290억원, 다원개발 225억원, 그린세종 90억원 등 1조2035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렸다.

 

2016년 중흥 계열사 단기차입금액이 6425억원에서 단번에 두 배로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212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더 줄어들었다.

 

단기차입금보다 장기차입금이 더 많은 것이 자금안정성이 더 좋지만, 중흥토건을 계열사들로부터 얼마든지 돈을 빌리게 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단기차입에 두는 것이 유동성에 유리했다.

 

일반적인 상장사에서는 이런 극단적인 차입구조를 만들 수 없다. 회사의 여윳돈을 회장 장남회사에 꿔주면 돈을 빌려준 회사는 사업할 여력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중흥가 개인회사였기에 중흥건설그룹은 철저히 장남회사에 현금을 몰아줄 수 있었다.

 

장남 회사에 쌓이는 중흥의 부

 

이렇게 끌어다 쓴 돈으로 정원주 부회장 개인과 중흥토건의 부도 급성장했다.

 

정원주 부회장은 2012년 이전에는 중흥토건에 총 25억2000만원의 자본금을 투자했다.

 

중흥토건은 1994년 설립 이후 뚜렷한 두각을 보이지 않다가 정부 공공택지 사업을 손에 쥐면서 빠르게 성장 2012년 1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35억2000만원의 자본금을 적립했다.

 

2012~2018년 당기순이익과 이익잉여금은 파격적으로 성장했다.

 

영업활동을 해서 번 돈에서 원가와 이자, 세금, 인건비 등을 지출하고 남은 돈을 당기순이익이라고 한다.

 

중흥토건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140억원, 2013년 423억원, 2014년 1338억원, 2015년 1555억원, 2016년 2003억원, 2017년 3075억원, 2018년 4109억원으로 6년 만에 30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의 성장세는 60배 증가했다. 이익잉여금이란 당기순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회사에 쌓아 두는 돈을 말한다. 이 돈은 그대로 회사 관련 활동의 종자돈이 된다.

 

2012년 207억원이었던 중흥토건의 이익잉여금은 2013년 63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2014년 1955억원, 2015년 3456억원, 2016년 5143억원, 2017년 8148억원으로 급증하다가 2018년 1조원을 넘긴 1조2091억원에 달했다.

 

정원주 부회장에 대한 배당도 활발히 이뤄졌다. 정원주 부회장은 2015년 50억원, 2016년 300억원, 2017년 150억원, 2018년 100억원 등 총 4년간 600억원의 배당금을 쥐었다.

 

2015~2017년 한시적으로 운영됐지만, 최고세율 적용자에게 배당소득 관련 세금을 거의 절반 가까이 깎아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 덕까지 보면서 쏠쏠한 절세 이익도 누렸다.

 

정원주 부회장과 중흥토건의 부가 늘어나면서 거느리는 회사 수도 늘어났다.

 

정원주 부회장은 중흥산업개발 16.78%, 나주관광개발 20%, 중흥S클래스 10%, 중흥개발 40%, 세종건설산업 100%, 신대웨딩홀 90%, 중흥종합건설 100%, 에스엠개발산업 100%의 지분을 거머쥐었다.

 

정원주 부회장은 아버지 정창선 회장이 보유하는 중흥건설(10.94%), 세흥건설(6%), 중흥주택(1.53%) 지분도 갖고 있으며, 중흥산업개발과 중흥개발, 중흥S클래스 등을 동원해 제이원산업개발, 중봉산업개발도 갖고 있다.

 

중흥토건 100% 계열사도 2012년 기준 중봉건설, 중흥S클래스(중흥토건 90%, 정원주 110%) 2곳에서 청원건설산업, 중흥엔지니어링, 세종중흥건설, 영담으로 확대됐다.

 

중흥토건은 언론사까지 매입하며 대외영향력을 높이는 데 치중했다.

 

언론사 중에서는 2017년에 전남의 유력 일간지 중 하나인 남도일보(100%)에 이어 2019년 유력 경제지 해럴드(50%)의 지분까지 사들였다.

 

언론계에서는 인허가 등 민원해결 방패막이로 언론사를 활용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으나, 회사 측은 편의 목적으로 인수한 것은 아니며, 언론 독립성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원주 부회장의 자녀 정길 씨와 서윤 씨가 지분을 갖고 있는 다원개발, 새솔건설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는 서로 판박이처럼 똑같은데 2012년 2월 6일 설립해 종합건설업을 유지하며, 자본금은 10억원, 지분구조는 정길 씨 20%, 서윤 씨 5%, 중흥토건 75%로 똑같다.

 

주소도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04로 똑같다. 직원 수는 2018년 기준 다원개발이 15명, 새솔건설이 16명으로, 동일한 사업장을 두 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다.

 

다원개발과 새솔건설의 자산규모는 각각 494억원, 2084억원, 이익잉여금의 경우 다원개발은 371억원, 새솔건설은 750억원에 달한다.

 

아직 중흥토건처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지는 않지만, 새솔건설의 경우 자산이 2012년 203억원에서 2018년까지 10배 늘어나고, 매출은 2013년 151억원에서 2018년 1473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행사 노릇하는 페이퍼컴퍼니

 

중흥건설그룹 내에는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회사가 다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포털 자료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정원주 부회장과 중흥토건 계열이 지분 50~100%를 보유한 회사는 중흥토건, 세종건설산업, 신대웨딩홀, 중흥종합건설, 에스엠개발산업, 중흥에스클래스, 중봉건설, 세종이엔지, 중흥엔지니어링, 에코세종, 청원산업개발, 청원건설산업, 청원개발, 새솔건설, 다원개발, 세종중흥건설, 영담, 남도일보, 제이원산업개발,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 중봉산업개발 등 21곳이다.

 

아버지 정창선 회장의 중흥건설 계열은 중흥건설, 중흥건설산업, 중흥주택, 나주관광개발, 순천에코밸리, 중흥개발, 신세종, 그린세종, 세흥건설, 중흥하나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최강병영 등 11곳이다.

 

이들 회사 상당수는 중흥건설의 옛 본사(현 사옥은 나주시) 광주 북구 무등로 204를 주소지고 하고 있다.

 

정원주 계열로는 중흥종합건설, 중흥에스클래스, 중봉건설, 세종이엔지, 중흥엔지니어링, 에코세종, 청원산업개발, 청원건설산업, 청원개발, 새솔건설, 다원개발, 세종중흥건설, 영담, 남도일보, 제이원산업개발, 중봉산업개발 등 16곳이 자리 잡고 있다.

 

정창선 계열로는 중흥건설산업, 중흥주택, 순천에코밸리, 중흥개발, 신세종, 그린세종, 세흥건설, 최강병영 등 8곳이 있다.

 

이중 종업원이 1명인 회사는 영담, 청원건설산업, 세종중흥건설, 중흥종합건설 등 4곳, 0명인 회사도 중흥하나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최경병영을 합쳐 2곳이 있다.

 

주소는 다르지만, 세종건설산업도 종업원은 1명, 신대웨딩홀과 에스엠개발산업의 종업원은 0명이다.

 

이들 8곳의 계열사는 시행사 업무 등을 하지만 실질적인 회사라고 보기 어려운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된다.

 

이들 회사들은 지난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지적했듯 벌떼입찰 수법에서 시행사 역할을 맡는 회사로 풀이된다.

 

LH공사 등 공공택지 입찰에 동원된 회사들로 시행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 시행사가 입찰을 통해 정부 공공택지를 따오면, 그 땅을 중흥토건에 넘겨 시공사업까지 사업수익을 챙기는 식이다.

 

한편, 중흥건설그룹의 세종시 건축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해 신세종, 그린세종과 에코세종은 폐업 절차가 개시됐다.

 

[이슈체크] 마지막회 ④편이 이어집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