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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④ 중흥건설 경제자유구역 분양수익 최소 1000억대, 재투자 미지근…‘죽은 법’ 방치한 산업부

산업부, 건설사 반발에 경자 구역 재투자 무력화
중흥건설 추정 분양수익 1300억원대…재투자 100억원 안 될 수도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의 목적은 외자유치와 장기적 지역개발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허술한 법령정비 작업으로 개발이익의 사회환원 방도가 사실상 막혔고, 그 이익은 고스란히 건설사의 주머니로 돌아갔다. 중흥건설은 이를 중견건설사로 넘어가는 핵심 고리로 삼았다. /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외국인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경제 특구다.

 

외자 유치와 장기적인 지역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법안에 개발이익 재투자 조항을 만든 것은 2011년 4월.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이하 산업부)와 국회는 개발사업 시행자가 산업‧유통시설용지의 분양가격이나 임대료의 인하,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 설치 등에 개발이익을 재투자하도록 했다(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9조의8).

 

그런데 적용대상이 모두 빠져버리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산업부는 원래 시행 대상에 당시 추진 중인 사업을 포함시켰다.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경기 황해, 대구경북 등 추진 중인 사업을 제외하면 적용대상이 사실상 없어지기 때문이다.

 

중흥건설 등 개발사들이 격렬하게 반발하자 산업부는 곧장 태도를 바꾸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저해된다는 이유로 2011년 8월 시행령을 바꾸어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적용대상에서 빼줬다. 정부가 만든 재투자 조항을 스스로 무력화시킨 것이다.

 

감사원이 2012년 7월 시행 대상 문제를 지적했고, 2013년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2013년 8월 본법마저 고쳐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적용대상에서 빠지도록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착수하는 사업들도 모두 빠져나갔다.

 

2013년 2월 동해안권, 충북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확정되자 개발사들은 정부에 앞서 시행된 사업들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부는 2014년 7월 재투자 조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각계의 반발에 정부는 일단 재투자 조항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법조문만 있고 실효성이 없는 ‘죽은 법’으로 운영했다.

 

정부가 벌칙 등 강제조항을 추가로 만들지 않아 개발사들이 재투자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재투자 규모도 계속 줄였다.

 

2011년 8월 시행령 개정 당시 재투자 비율은 개발이익의 25~50%. 그러나 2013년 8월 25%로 반토막을 냈고, 2014년 11월에는 10%로 또 절반 이상이 줄었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분양이익만 남은 경자구역

 

중흥건설도 이 허점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

 

중흥건설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에서 순천 신대지구를 개발했는데 2013년 순천시의회는 개발이익의 최소한 25%는 재투자해야 한다며 맹렬하게 맞섰다.

 

시의회 취재 결과 재투자 요구 열기는 가라앉은 상태이며, 지금은 요구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가 금융비용을 제외하고 공사비 등을 고려해 추정한 순천 신대지구 누적 토지분양순수익은 2015년 기준 1331억원.

 

2011년 경제자유구역법 등이 원안대로 유지됐다면, 중흥건설은 최소한 332억원 이상은 지역 재투자로 환원해야 했다. 하지만 중흥건설이 지역에 환원한 건 30억원 규모의 육교와 140억원 규모의 삼산중학교 이전 정도였다.

 

그나마 삼산중학교는 옛 부지가 실제 지역환원은 훨씬 적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 순천시의회 관계자는 “구 삼산중 부지가 평당 400~500만원을 호가하는데 해당 부지가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모르나, 2000평이라고 가정하면 80~100억원 규모”라며 “개발이익 중 지역에 환원한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말만 외자유치… 건설사 뒷문 열어준 것

 

일각에서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개발이익의 재투자 관련 경제자유구역법이 후퇴한 이유는 법 이전 사안에 대해서는 거슬러서 적용할 수 없다는 법원칙 때문인데, 2001년 헌법재판소에서는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는 개발이익 환수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 시행 당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는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된다는 것이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재투자를 얼마만큼 하고, 이를 따르지 않았을 경우 제재도 받겠다는 내용을 전제로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을 내줘야 했지만, 정부들이 그러지 않았다”며 “이러한 지역개발사업 중에는 재투자 등 구색만 맞춰놓고 벌칙 등 제재조항을 만들지 않아 실효성을 상실한 사례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준수를 전제로 하지 않는 법은 제정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건설사들에게 사실상 뒷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외자유치가 점차 어렵게 되자 부동산 분양 수익에만 치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재투자 조항을 만든 것”이라며 “재투자 취지만 세우고 이행은 외면한 것은 스스로 본말전도를 시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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