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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② 중흥건설 장남, 26세 세운 개인회사 7년 만에 126배 성장

가족명의 시행사(페이퍼컴퍼니), 장남회사(시공사) 저가전매 의심
중흥토건 계열사 자산 313억원→3조9694억원

중흥건설그룹 승계작업은 치밀하면서도 과감하게 진행됐다. 가족명의 등을 동원한 개인회사로 공공택지를 따내고, 따낸 택지와 공사를 장남 정원주의 개인회사 중흥토건, 차남 정원철의 씨티건설에 각각 몰아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막대한 소요자금은 아버지 회사의 빚보증을 통해 조달했다. 결과는 놀랍다. 정창선 회장의 장남 정원주 부회장의 개인회사 중흥토건은 불과 7년 만에 자산규모가 126배나 늘었다. /편집자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감사보고서 기록상 중흥가 장남 정원주(52) 중흥건설그룹 부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승계작업시기는 1994년으로 추정된다. 나이 만 26세에 그는 자신의 핵심계열사 중흥토건을 설립한다. 2011년 기준 자본금은 25억2000만원.

 

중흥토건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후 너나 할 것 없이 불경기를 외치던 주택건설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2010년 초반만 해도 중흥S클래스, 중봉건설이 전부였지만, 청원건설산업, 중흥엔지니어링, 세종이엔지 등 추가적인 계열사를 늘렸다. 정원주 부회장의 자녀 정길씨, 서윤씨가 지분을 각각 25%씩 가지고 있는 세솔건설, 다원개발, 언론사 남도일보와 헤럴드경제까지 쥐고 있다.

 

중흥토건 계열사들의 총 자산은 연결기준 2011년 313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8년이 되면 3조9694억원으로 126배나 증가했다.

 

이중 정원주 부회장의 핵심회사인 중흥토건의 경우 2011년 144억에서 2018년 2조8853억원으로 200배나 증가했다.

 

중흥토건의 성장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정부 공공택지 공급사업과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다.

 

지난해 8월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LH 택지 공급 현황 자료 분석에 따르면, LH는 2019년을 기점을 지난 10년간 437개 필지, 618만평을 공급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저렴하게 택지를 분양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기회를 파고 든 것이 중흥건설을 위시한 중견건설사들이었다. 호반, 중흥, 우미, 반도 제일건설은 필지 142개, 196만평 등 총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했다.

 

 

중흥건설은 필지 47개, 72만평을 따냈으며, 면적기준 총 공급량의 11.7%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거둬들인 분양매출은 7조3634억원, 분양수익은 1조9019억원, 수익률은 26%에 달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중흥건설의 공공택지 확보 수법은 가족명의로 세운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택지분양에 입찰하는 벌떼 입찰 수법을 섰다. 공공택지의 경우 사전에 가격이 정해져 있기에 오직 입찰 대상자 수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페이퍼컴퍼니들은 따기 쉬운 주택면허만 발급받아 시행사 등록을 했다.

 

중흥건설은 이렇게 페이퍼컴퍼니(시행사)들이 따온 택지를 저렴한 가격에 중흥토건 등 자녀개인회사에 공급했다. 장남 정원주 부회장의 개인회사 중흥토건으로 중흥건설그룹의 무게중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장남 회사, 내부거래로 살찌워

 

당시 공공택지 공급과 관련 법제도는 매우 허술했다. 주택면허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족명의 페이퍼컴퍼니를 대거 설립해 공공택지 입찰에 도전할 수 있었다. 자산이 십조원 단위의 대기업들은 계열사 편입 조건이 까다로워 시도할 수 없었지만, 중흥건설 급의 중견건설사들은 그러한 제한을 받지 않았다.

 

중흥건설은 가족명의 페이퍼컴퍼니로 낙찰받은 택지를 장남 정원주, 차남 정원철 회사에 저렴하게 공급했다.

 

장남 정원주 부회장의 개인회사 중흥토건은 이러한 내부거래구조를 통해 급성장의 단물을 누렸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중흥토건의 2012년 매출은 1573억원이었으나, 이중 94%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2013년 98%(매출 2337억원, 내부거래 2300억원), 2014년 99%(매출 3883억원, 내부거래 3833억원), 2015년 85%(매출 6168억원, 내부거래 5265억원)에 달했다.

 

2016년 이후에도 내부의존 흐름은 계속돼 74%(매출 6168억원, 내부거래 5265억원), 2017년 65%(매출 1조3066억원, 내부거래 8538억원), 2018년 46.1%(매출 1조7702억원, 내부거래 8156억원)이었다.

 

외형(자산)에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었다.

 

2012년 중흥건설그룹의 자산규모는 2012년 2조9800억원, 2013년 3조8000억원, 2014년 5조6000억원, 2015년 7조6000억원, 2016년 8조5000억원, 2017년 9조6000억원, 2018년 9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중흥토건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정원주 부회장의 중흥토건 계열회사들은 2011년까지만 해도 매출 935억원, 당기순익 52억원, 자산 313억원 규모의 지역토착기업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2년 2802억원으로 훌쩍 뛰어오르더니 2013년 3802억원, 2014년에는 1조1005억원으로 1조원을 넘겼다.

 

이후에도 2015년 2조1345억원, 2016년 2조6134억원, 2017년 2조9751억원, 2018년 3조9694억원으로 파격적인 성장을 했다.

 

2014년~2017년 중흥건설그룹 자산 증가폭은 총 6조원. 같은 시기 장남 정원주 부회장의 중흥토건의 자산증가폭은 총 3조5000억원에 달했다.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의 시티건설 자산이 2~3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아버지 정찬성 회장의 중흥건설그룹은 성장의 단물을 모두 자녀회사에 ‘몰빵’한 셈이 된다.

 

장남 회사가 파격적인 성장을 하는 동안 아버지 회사인 중흥건설의 상황은 영 좋지 않았다.

 

아버지 정창선 회장의 주력 계열사 중흥건설의 자산규모는 2014년 기준 2820억원에서 2018년 기준 6892억원 정도에 머물렀다.

 

정창선 회장이 대주주인 중흥주택은 거꾸로 7047억원에서 4633억원으로 줄었다.

 

계열사를 제외하고 중흥토건 자체만 봤을 때 자산이 2711억원에서 2조8853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2019년 기준 시공순위에서도 아버지 회사 중흥건설은 43위, 장남 회사 중흥토건은 17위로 현저한 차이가 난다. 시공순위가 시공규모에 영향을 크게 받는 점을 볼 때 장남회사에 그룹의 일감이 몰렸다는 것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별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중흥토건 내부거래비중은 2018년 63.65%, 2019년 43.83%로 낮아지는 양상이긴 하다.

 

금액으로는 2018년 매출 1조3066억원 중 8317억원, 2019년 매출 1조7702억원 중 7760억원의 일감을 내부서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러한 중흥건설의 높은 내부거래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19년 3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실태조사 발표에서 60개 기업집단, 1779개 기업 중 중흥건설그룹 내부거래비중은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 평균은 14.1%였지만, 중흥건설의 비중은 두 배(27.4%)나 됐다.

 

최근 중흥토건의 내부거래비중이 줄어든 것과 관련 내부거래를 통한 공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하게 완화되어 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다.

 

내부거래 자체를 불법이라고 할 수 없으나, 쟁점은 공급가격에 있기 때문이다. 시행사로 나선 가족명의 페이퍼컴퍼니가 따낸 공공택지를 과도할 정도로 낮은 가격에 자녀회사에 팔았다면, 사익편취행위 및 증여세 탈세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자녀회사 사익편취 차단을 위해 그간 여러 조치를 취해왔다. 국세청과 공정위의 정보공유도 그 중 하나다.

 

국세청은 일감 몰아주기 관련한 거래정보와 회계정보를,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 위반과 관련한 회계사안을 공유하기로 했다. 법 개정 시행시기(2월)에 맞춰 본격적인 공유작업에 착수했다.

 

그렇지만 그 이전의 사익편취 행동을 제재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증거만 확실하다면 현행법으로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고, 정보공유는 이러한 증거확보의 편의성을 올려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슈체크] 중흥건설 ③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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