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중소기업의 5년차 대리다. 최근에 회사에서 신사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그 프로젝트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게 됐다. 이제 막 시작하는 사업이라 할 일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심적인 부담감을 떨치기 힘들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초조한 마음이 들면서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생겼다. 전에도 두통은 가끔씩 있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것 같아 병원을 방문했다. 그 곳에서 ‘신경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씨의 사례처럼 현대인은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다. 스트레스를 제 때 풀어내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노출되기만 하면 우리 뇌는 과부하에 걸리기 쉽다. 이 때 찾아올 수 있는 병증이 바로 자율신경실조증이다. 신경성 소화불량, 신경성 장염, 신경성 식욕부진 등 ‘신경성’이라는 말을 흔히 하는데, 이는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져서 나타나는 증상을 주로 말한다.
자율신경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호흡, 소화, 체온조절, 분비, 생식기관 등 신체의 기능을 조절해서 항상성을 유지한다. 여러 신체기관과 조직을 조절하는 말초신경다발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율신경의 상호작용과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호흡곤란, 스트레스성 탈모, 불면증, 안면홍조, 어지럼증, 오한,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이 많아 자율신경실조증에 원인이 있음을 밝혀내지 못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율신경기능이상은 스트레스와 연관이 큰 질환이다. 따라서 스트레스검사(HRV검사)를 통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어떻게, 얼마나 틀어졌는지 정확히 체크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맞춤 치료가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신경실조증의 치료는 자율신경과 관계가 깊은 심장의 기능을 정상화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 지나친 긴장은 심장에 열을 몰리게 한다. 뜨거운 엔진을 식혀주듯이 먼저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환자의 상태는 각기 다르므로 심장에 열이 어느 정도인지, 순환이 약해 기운이 울체되어 있는지 등 세심하게 검진 후 이에 따른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
글: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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