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올해말 일몰을 앞둔 가운데 용인 클러스러를 비롯한 대규모 국내 투자에 나섰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21대 국회 종료로 주요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이 폐기되면서 소부장 업계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개청 K-칩스법, 용인 클러스터 전력 지원 특별법 등 기대를 모아온 법안들이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2대 국회도 갈등 국면으로 시작해 주요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 처리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일본 이어 대만까지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비롯한 자국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갈길이 멀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개정 K-칩스법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지원이 담겨있다. 반도체 등과 같이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속하는 시실과 연구개발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24%, 50% 비율로 법인세를 공제해 돌려주는 대표적인 반도체 지원책이다.
올해 말 예정이었던 세액공제 기한을 6년으로 늘리고 기존에 이익 기업에만 공제 혜택을 제공했던 맹점을 풀어내 일선 소재, 부품, 장비 중소기업까지 실질적 지원 범위를 넓힌 법안에 대해 업계의 기대가큰 것이 사실이었다.
주유 국가들은 반도체 지원과 관련해 총성 없는 전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은 530억달러(약 73조원)규모의 반도체법을 통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달 반도체 굴기의 일환으로 3440억위안(약 65조원)규모의 역대 최대 반도체 투자기금을 조성했다. 일본은 2030년까지 민관 부문을 합해 642달러(약 88조 4000억원)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가 미국과 일본에 이어 '대만판 칩스법'의 수혜까지 받으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이 반도체 투자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을 기업에 직접 지원해 세액공제로는 지원이 부족했다"면서 "그나마 세액공제마저 없어진다면 국내 기업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사업화를 위한 기업의 시설투자에 세액공제를 주는 'K칩스법' 일몰을 6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지난 6일 소통관에서 "현행법은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에는 15%, 중소기업에는 25%의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일몰 기한이 올해 말까지여서 반도체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몰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 주요 경쟁국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으며 총력전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법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뤄 국내 반도체 산업이 경쟁국에 뒤처지게 해서는 안된다"며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 반도체 산업 성장에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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