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주말‧공휴일에도 ‘로켓배송’을 앞세워 우위를 이어온 쿠팡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CJ대한통운이 정면 승부에 나선다. 연간 약 70일로 추산되던 ‘택배 휴일’을 사실상 없애고, ‘주 7일 배송’ 체제를 본격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급증하는 온라인 쇼핑 수요와 쿠팡이 선점해온 휴일 배송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 휴일 사라진다…‘주 7일 배송’ 본격 시행
2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해 첫 일요일인 5일부터 ‘주 7일 배송’을 시작한다. 초기에는 읍·면 등 배송 밀집도가 낮은 지역을 제외하고 서비스를 시행하며, 안정화 이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소비자는 주말에도 신선식품과 냉장식품을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으며, 기존보다 최대 1~2일 더 빨리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특히 금·토요일에 주문한 식품이 주말 중에 도착해 신선도 유지가 한층 수월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말 특가나 할인 행사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 활성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새벽배송·당일배송’ 등으로 전체 배송 속도가 빨라지는 흐름 속에서 CJ대한통운은 휴일 없는 운송망을 운영하며 주말 물량까지 적극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체 물류망 구축이 부담스러운 이커머스 업체로서는 토·일요일을 포함해 모든 요일에 배송이 가능한 CJ대한통운과 협력하는 것이 한층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 쿠팡과 본격 물류 경쟁…이커머스 시장 무한 경쟁 시대
업계는 이번 조치를 직매입 로켓배송과 3자물류(3PL)까지 확대하며 독주 체제를 굳혀온 쿠팡을 직접 겨냥한 ‘정면 승부’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신세계그룹, 네이버쇼핑, 알리익스프레스 등 주요 e커머스 플랫폼과 협력을 강화하며 일명 ‘반(反) 쿠팡 연대’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면서 G마켓과 SSG닷컴 물량을 대거 유치하는 성과도 거둔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쿠팡뿐 아니라 대부분 이커머스 기업이 휴일 배송을 손쉽게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물류 속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택배기사 근무 환경도 변화…주5일 근무 단계적 적용
주 7일 배송이 본격 도입되면서 택배기사들의 근무 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기사들의 과로를 막기 위해 순환제로 운영하고, 주 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설‧추석 등 주요 명절과 일부 공휴일에는 배송을 잠시 중단하며, 휴일 근무 시에는 별도 보상을 제공해 기사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이 보편화되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이에 따라 자연스러운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이커머스 산업 전반의 서비스 수준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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