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 회담에서 기념촬영하는 미중 대표단. [사진=AFP연합]](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6033592525_4da73e.jpg)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미국과 중국이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고위급 통상 협상에서 ‘제네바 합의’의 실행을 위한 프레임워크(틀)에 전격 합의했다.
미·중 양국이 수출통제와 관세 갈등을 둘러싼 핵심 현안을 구조적으로 조율한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무역노선에서 일정 부분 정책 선회가 불가피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 리청강 부부장은 10일(현지시간) “양측은 지난 5월 5일 제네바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 이행을 위한 프레임워크에 도달했으며, 이를 양국 정상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이번 진전이 양국 간 신뢰 회복은 물론, 세계 경제에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 결과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확인했다. 그는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정말 잘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면 실행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조치를 뚫지 못하면서 '트럼프식 압박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해석을 낳는다. 미 행정부는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수출통제 정책을 강화해 왔으나, 중국의 희토류 맞대응으로 전략적 한계를 노출한 것이다.
특히 미국이 기술 통제 조치를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애틀랜틱카운슬의 데커터 로버츠 선임연구원은 “최근까지 미국이 기술 수출 규제를 완화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이번 합의는 중국의 전략적 승리로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중 간 협상 진전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시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테슬라 등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번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참여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장, 리청강 부부장이 대표단을 구성했다.
베선트 장관은 의회 청문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으로 복귀했으며, 협상은 러트닉·그리어 대표가 중심이 되어 이어가고 있다. 중국 허리펑 부총리는 13일까지 런던에 체류할 예정이나, 합의 발표 시점은 협상 진전에 따라 앞당겨질 수 있다.
언론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여부와 합의문에 담길 기술통제 완화 범위에 쏠리고 있다. 프레임워크가 도출됐다고 해도, 최종 실행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관세전쟁이라는 고비를 넘긴 미중 통상관계가 제도적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오는 G20 회의나 양국 정상회담에서의 추가 논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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