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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9 (목)


[이슈체크] 비용 부담 커진 게임업계…수익성 격차는 ‘이익 구조’에서 갈린다

흥행보다 운영…게임 산업 경쟁 방식 바뀌었다
수수료·AI가 가른다…게임사 수익성 격차 확대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신작 경쟁과 글로벌 확장이 겹치면서 게임업계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만 비용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 오동환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말 발표한 리포트에서 구글플레이 수수료 체계 개편과 자체결제(DTC·게임사가 앱마켓을 거치지 않고 직접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 AI 기반 개발 효율화가 맞물릴 경우 국내 게임사들이 2027년부터 이론적으로 최대 8%포인트 수준의 영업이익률 개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같은 비용 부담 국면에서도 이를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고 실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기업별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평가다.

 

◇ 비용은 왜 늘었나…개발·마케팅·운영비가 동시에 커졌다

최근 게임사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비용 증가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개발비, 마케팅 비용, 그리고 라이브 서비스 운영비다.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개발이 확대되면서 인력 투입 규모가 커졌고, 개발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더해지며 비용 부담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서버와 클라우드, 운영 인력 등 라이브 서비스 유지 비용 역시 게임 서비스가 지속되는 한 상시적으로 발생한다.

 

이 같은 흐름은 개별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넥슨은 포트폴리오 확장 과정에서 인건비, 플랫폼 수수료,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고,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글로벌 마케팅 확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개발·마케팅 투자 확대와 함께 서버, 클라우드, 운영 인력 등 라이브 서비스 비용 부담을 동시에 언급했다.

 

다만 같은 비용 증가라도 기업별 체감 강도는 다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모바일 매출 비중과 인앱결제 구조에 따라 수수료 절감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게임 3.3%, 신규 게임 6.7% 수준의 지급수수료 절감 효과가 예상된 반면, 펄어비스는 각각 0.2%, 0.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절감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비용 감소가 직접적으로 영업이익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기업별 체감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정책 변화라도 수익성 개선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수익성도 바뀌고 있다…수수료·AI가 만든 ‘새 방정식’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해서 수익성이 일방적으로 악화되는 구조만 남은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비용 증가와 동시에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변수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구글플레이 정책 개편으로 신규 다운로드 게임은 최대 10%, 기존 게임은 5% 수준의 수수료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AI 역시 중요한 변수다. 오동환 애널리스트가 인용한 글로벌 게임 개발 보고서(2026년)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스튜디오의 95%가 이미 개발 과정 일부에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71%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즉 수익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 비용 압박이 바꾼 시장…‘흥행’에서 ‘운영’으로 중심 이동

비용 구조 변화는 단순히 기업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게임 산업은 신작 흥행 여부가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였다. 대형 타이틀 출시 직후 매출이 집중되는 ‘피크형’ 구조였고, 흥행작 한 개가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라이브 서비스 중심 운영이 일반화되면서 기존 게임의 장기 운영과 이용자 유지 능력이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신규 게임 출시만으로는 성과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업데이트와 이벤트, 콘텐츠 확장을 통한 지속 운영이 매출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용자 지표 역시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동시접속자 수나 다운로드 수가 핵심 지표였다면, 현재는 잔존율(리텐션), 결제 이용자 비율, 체류 시간 등 운영 기반 지표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라이브 서비스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신, 매출 역시 장기적으로 분산·안정화되는 구조를 갖는다.

 

결국 시장은 ‘흥행 중심’에서 ‘운영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단기간 성과보다 장기적인 서비스 유지와 수익 창출 능력이 더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작 의존도를 낮추고 기존 IP(지식재산권)를 장기적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 같은 비용 환경, 다른 선택…기업별 대응 전략 갈렸다

이 같은 구조 변화 속에서 각 게임사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넥슨은 비용 구조를 재정비하고 핵심 IP 중심으로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신규 흥행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려는 접근이다.

 

펄어비스는 반대로 신작 ‘붉은사막’을 중심으로 글로벌 마케팅과 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대형 흥행을 노리는 전략으로, 성공 시 성과가 크지만 리스크도 높은 구조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브 서비스 기반 매출을 유지하면서 신작 확대를 병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존 게임을 통한 현금흐름을 방어하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균형형 접근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같은 비용 증가 국면에서도 기업별 선택에 따라 실적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결국 남기는 싸움”…게임 산업 경쟁 축 이동

이 같은 전략 차이는 향후 실적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 중심 구조에서는 개발비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이를 감당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기업 간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출보다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고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게임 산업은 ‘매출 경쟁’에서 ‘이익 구조 경쟁’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비용 증가라는 공통 환경 속에서,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흡수해 ‘남기는 구조’로 전환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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