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10억 달러의 손실을 낸 메릴린치 투자에 한국은행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범계 의원은 한국은행이 한국투자증권(이하 KIC)의 메릴린치 부실투자를 견제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했다며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은 2006년 KIC와 위탁 투자 계약을 맺고 지난 2008년 KIC를 통해 미국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 20억(한화 2조1,352억)을 투자했다. 그러나 메릴린치 투자는 올해 10월 1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내 부실투자란 의혹을 받고 있다.
박의원은 지난 2008년 1월 열린 메릴린츠 투자 결정 운영위원회가 불과 15분밖에 진행되지 않던 점과 메릴린치사로부터 공식 투자요청을 접수한 후 7일 만에 투자가 결정된 점을 들어 실상 대체투자인 메릴린치 투자가 전략적 직접투자로 포장되었다며 한국은행이 선정과정부터 절차상의 하자를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 결정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이용신 전 외화자금국장이 초반에는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비쳤으나 투자가 결정된 1월 14일 돌연 찬성의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하며 한국은행이 외부 압력에 휘둘렸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이 전 국장이 지난 2009년 4월 퇴임 이후 즉각 KIC의 리스크관리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감시 하던 공직자가 감시를 받는 기관으로 자리이동을 하는 사실상의 관피아 사례”라며 비판을 가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KIC 위탁사무와 관련해 보다 철저하고 면밀히 감시·감독했다면 10억 달러에 달하는 국부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며 “한국은행 또한 메릴린치 투자실패의 방조자이고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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