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민경종 전문기자) 주거용 아파트 임대인(소유주)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한 후 임대차계약 종료 후 2개월 시점에 제3자에게 임대한 것은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정목적과 계약갱신을 거부한 경우 2년간 제3자에게 임대차를 금지하고 있으나 이를 위반한 임대인에게 채무불이행으로 판단한 사례여서 눈길을 끈다.
과연 법원은 어떠한 법리와 논거를 앞세워 임대인에게 불리한 판단을 했을까? 사건의 경위는 이러하다.
수원지방법원 판결문에(2023가단503651, 2024.2.7. 판결) 따르면, 원고(임차인)는 2019. 3. 25. 피고로부터 용인시 기흥구 소재 아파트를 보증금 4억1000만 원, 임대차기간 2021. 3. 24.까지로 정해 해당 부동산을 인도받고 거주했고,
피고는 2020. 10. 13.경 및 2021. 2. 19.경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보내어 피고가 본 아파트에 실거주할 예정이니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 원고는 2021. 4. 3경 퇴거를 했고, 피고는 2021. 6. 26 제3자에게 임대차보증금 6억4000만 원에 임대했다.
■ 원고(임차인) 및 피고(임대인) 측 주장과 법원의 판단은?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실거주할 의사 없이 실거주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계약 갱신을 거절했고,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임대했으므로 갱신거절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이 아파트에서 실제 거주하다가 이직을 하게 되어 부득이 제3자에게 해당 부동산을 임대하게 되었으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맞섰다.
이에 법원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더라도 임대인 또는 직계존비속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계약 갱실을 거절할 수 있고(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아니하였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고 전제한 후,
증거(제4호)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 후 2021. 4. 5. 이 사 건 부동산에 전입신고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본 증거들과 갑 제12호증 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기간 중인 2020. 11. 17.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실제 거주하여야 한다고 하면 서 계약갱신을 거절한 점,
②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서 퇴거한 2021. 4. 3.부터 제3자가 이 사건 부동산의 관리사무소에 입주신고를 한 2021. 7. 30.까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입주신고를 하거나 차량등록을 한 입주민이 없고 위 기간 중 세대 관리비도 거의 발생하지 아니한 점,
③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 당시 성남시 분당구 F G호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그 후 2022. 12. 31.까지 사이에 F G호에 관하여 전출입이 신고된 바 없는 점,
④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서 퇴거한 후 내부 수리공사를 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아니한 2021. 6. 26. 제3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임대한 점,
⑤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거주하던 중 아래 층 누수 문제로 수리를 하기도 했다고 하나, 아래 층 거주자는 2021. 5.경 피고에게 연락하고 이 사건 부 동산에 방문하였을 때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고 하는 점,
⑥제3자가 2021. 7. 30. 이 사건 부동산에 입주신고를 했고, 피고는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22. 3.29.에야 이 사건 부동산에서 용인시 기흥구 H, I동 J호로 전입신고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실제 거주하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임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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