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류재춘 화백) 류재춘은 산수 대상을 원근의 개념으로 이미지화하는 기존 방법을 넘어 별도의 2개 공간 혹은 2개 세계로 느껴지는 이미지를 창출함으로써 기존 산수화가 제공하는 이미지 경계를 확장하고자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한지에 먹 작업으로 산수를 이미지화하고 다른 종이에 배경이 될 그림을 여러장 그려 겹치게 한 후 도광판을 사용하여 빛을 투과시키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황해>는 그러한 작업 과정을 통해 얻어낸 이미지로써 현실세계와 비현실세계라는 2개의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읽는 재미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관람자에게 2개 이미지 대비를 새로운 방식으로 제공함으로써 일정한 충격과 재미도 주고, LED 발광체색 변화에 따라 순간순간 또 다른 이미지를 접할 수 있다.
특히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대된 공간감을 느끼게 하고, 신비감도 느끼게 함으로써 기존 산수화에서 제공하던 이미지의 경계를 크게 확장해가는 기회를 낳고 있다.
산수 대상을 사실적으로 나타내거나 의경화된 이미지로 드러내는 기존의 방법을 넘어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산수 이미지의 모더니티 경계를 확장하고자 하였다. 이를위해 LED 빛을 완전히 투과하거나 막지 않고 은은하게 비추는 한지를 이용하였다.
조명을 그림의 앞과 뒤에서 비추고 갖가지 색상의 조명을 이용하는 등의 실험을 통해 ‘빛’을 그린 산수 안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작품 <황해>는 빛이 비출 때에만 뒷면의 숨겨진 그림이 드러나게 하는 방법과 화선지라는 재료의 독창적 연출을 통해 환상적 이미지를 창출해낸 실례로서 기존 산수 표현의 이미지 영역과는 구분되는 영역을 확보해내고 있다.
환상적인 산수 이미지의 확대를 위해 류 작가는 요철 한지를 사용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생성>은 이러한 시도의 한 예로서 요철에 나타난 변화를 통해 환상적일뿐만 아니라 몽환적인 이미지 효과도 창출해내 산수 이미지의 모더니티 경계를 크게 확장해가는 기회를 얻어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작업은 기존 작업에서 자주 연출했던 해무(海霧)나 운무(雲霧) 등의 표현 효과를 새로운 지점으로 이끄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수 대상을 고정된 시각에서 읽어내는 기존 방식을 넘어 다양한 시간성을 읽어내는 이미지로 전환하며 산수의 모더니티 경계를 넓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시차를 두고 서로 다른 LED 빛을 투과하는 방법을 동원하였다. ‘도’, <생성>은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해 제작된 작품의 실례로 각각 서로 다른 시각의 산수 이미지를 읽게 한다.
즉 아침의 산수, 황혼녘의 산수, 별빛이 쏟아지는 밤의 산수 등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광원의 차이에 따라 표현된 사물의 형태도 감춰지거나 달라져 닮은 듯 닮지 않은 듯 이중적인 효과도 얻게 된다.
[프로필] 류 재 춘
•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동양화전공) 졸업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미술학 석사)
•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박사 수료
•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문화교류단장
• 중국 동북아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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