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류재춘 화백) 류재춘 작가는 대상을 바라보고 대상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그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20세기 후반 실경산수를 추구한 작가 이열모, 이영찬 등은 초기에는 산수풍경의 ‘사실성’에 치중했으나 점차 ‘사의적(思義的)’ 경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고, 이 사의적 경향이 바로 전통 산수화에서의 ‘의경(意境)’ 표출인 것이다.
사생을 중심으로 치중하는 것과는 다르게 류재춘은 본인의 사고를 바탕으로 사의적 작품을 하고자 한다. 여기서 류재춘의 자연해석에 의경의 관점이 가미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류재춘은 작품으로의 산수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해 갈 것이며, 어떠한 것을 이미지로 표상화할 것인가가 항상 과제인 것이다.
과거 류재춘은 서양식 투시법에 의한 실경산수에만 치중했던 반성에 의해 현재의 류 작가 작품은 사의성을 담은 의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미술은 과감하게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 탈장르를 외치면서 추상 표현을 하고 있는데 자연의 재현만을 가지고 작업하는 사생 작업에 회의가 생겼고, 그래서 추상적인 표현을 수묵작품에 시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을 직접 보고 그 이미지를 통해서 산수의 특질을 표현하게 되고, 자연에 대한 해석과 정에서 작가의 사유와 가치관이 반영되어 결국은 작가 개인의 독창적인 표현을 하게 된다. 이른바 진경에 작가의 의경을 함축시켜서 새로운 변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류 작가는 객관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이를 주관적으로 해석해서 개성적인 산수를 표현해 내기위한 방법으로 수묵이라는 매체를 선택했다. 류재춘의 수묵화는 맑고 풍부한 먹감 표현에 중점을 두었는데, 이것도 일종의 내면세계에 충실하려는 추상적인 심미가 반영된 것이다.
산수화는 눈에 보이는 경물(景物) 즉, 자연 자체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작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작가의 자연관이라 하겠다.
“체험한 것과 숙련된 기법이 조화를 이루려면, 표현하려는 대상이 자연스럽게 화면상에서 표현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새로운 창작이 나옵니다. 석도의 화재에서 언급했듯 ‘수진기봉타초고(搜盡奇峰打草稿)’을 제 최상의 창작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곧 이것이 전통의 계승이자 전통을 계승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전통으로부터 그 정신을 계승하고 시대성을 담은 내용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 현대 산수화 작가의 과제일 것이다.
옛 화론에 ‘산과 물이 나와 더불어 춤을 춘다’라는 말이 있다. 2018년 <봄> 작품에서 보면 한지와 먹의 특성을 살려서 채색과 더불어 한지에서 붓이 춤을 추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들게 한다. 한지의 번짐을 최대한 사용하고 먹과 채색의 조화를 이루어낸 작품이다.
자연풍경의 재현보다는 화면의 공간의 재구성을 통한 작가의 주관적 감정을 담아내고 있고, 먹의 농담과 채색 그리고 여백으로 작품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있다.
화면전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먹이 주는 필선이지만 화지에 먹과 함께 색상이 스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프로필] 류 재 춘
•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동양화전공) 졸업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미술학 석사)
•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박사 수료
•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문화교류단장
• 중국 동북아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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