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 신년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수준으로 안정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손해율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과 비교해 3월 단 1달만 손해율이 개선됐으며 누계 손해율은 오히려 작년보다 높아진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며 손해율이 개선된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일각에선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이 거론돼기도 했으나, 손보업계에선 차량운행률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들의 누적 손해율은 85.1%(가마감)를 기록했다.
이는 100%를 훌쩍 상회했던 평시 손보사들의 손해율과 비교해 크게 양호한 수치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작년 두 차례 이뤄진 보험료 인상의 효과로 분석되고 있다.
사업비 등을 고려한 보험사의 적정 손해율인 77%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나 적어도 이례적인 한해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 작년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개선세를 보인 것.
때문에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보험료 추가 인상에 대한 거부반응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각에선 이미 인상한 보험료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당사자인 손보업계에서는 이 같은 손해율 개선세는 시기에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단 2020년이 아닌 매년 1분기는 상대적으로 차량 운행과 이에 따른 사고발생, 보험처리가 적게 일어나는 시기이며 올해의 손해율은 도리어 평년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손보사들이 집계한 자동차보험 월별 손해율(가마감) 수치를 볼 때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작년 대비 손해율이 낮았던 시기는 79%를 기록한 3월(전년 79.3%) 뿐이었다.
손보사들은 1월과(89.2%) 2월(87.4%) 연이어 2019년 1월(87.4%), 2월(85.1%) 대비 손해율이 2%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자연스레 1분기 누적 손해율인 85.1% 역시 2019년 1분기 당시의 83.8%와 비교해 악화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두차례의 보험료 인상에 따른 반사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가 도래했으며 전염병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대외 활동이 위축됐다는 ‘호재’에도 불구, 손해율이 오히려 나빠진 사실은, 오히려 올해 자동차보험 시장의 손해율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이는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차량운행과 의료기관 이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존재하긴 하나, 일시적인 현상이며 종합적인 연간 손해율 개선에는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15년 당시 메르스(중동기호흡기증후군) 사태가 국내에서 창궐한 6개월 동안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초기에 잠시 개선세를 보였으나, 연간 개선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던 바 있다.
결과적으로 80%대의 이번 1분기 손해율을 근거로 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필요성에도 불구 이를 억제해서는 안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연구원 기승도 수석연구원 역시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은 코로나19로 사고발생률이 감소해 나타난 제한적인 결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단순 교통량·주행거리 감소는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자동차사고 추이와 병·의원 이용행태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보험금 지급 측면에서 보험사기와 모럴해저드 방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보험료 수입 측면에서 보험사 고유의 가격 결정권한에 간섭하지 않는 등 감독당국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누적 손해율은 오히려 작년보다 높아졌다”며 “전염병 확산에 따른 손해율 개선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일 뿐 손해율 악화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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