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을 독식하면서 중소사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와 KB손보 등 상위 대형 4사는 올해 8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1.9%를(가마감) 차지했다.
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는 이 기간 29.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음은 물론 30% 달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2위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현대해상과 DB손보는 각각 20.1%와 19.8%를 차지하며 8월에는 현대해상이 우위를 차지했다.
KB손보 역시 12.5%의 점유율로 업계 4위사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도 4개 대형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을 사실상 석권한 셈이다.
중소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할인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음에도 손해율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영향력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안정적인 손해율을 보이는 ‘우량고객’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사와 중소사가 현실적으로 가격경쟁을 벌이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형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7년 77.6%였던 대형사의 점유율이 작년 4월 80.1%로 처음 80%의 벽을 허물었다.
올해도 대형사와 중소사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 시장 손해율로 실적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사는 이에 대응할 뚜렷한 방안이 없었던 셈이다.
이는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손보사들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월 기준(가마감) 이미 93%에 달했다. 태풍과 폭염 등이 지속되면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늘어난데다 정비수가 인상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
적정 손해율 77%를 훌쩍 상회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시장이 손보업계 입장에선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상품으로 전락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소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 자체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목소리 역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시장은 특성상 연계판매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의 고질적인 손해율 악화에도 불구, 시장에서 쉽사리 철수할 수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점유율이 미미한 중소사는 이 같은 장점보다는 손해율 악화로 인한 손실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사들이 자동차보험 판매 자체를 중단하거나 소수의 우량고객을 제외한 신규고객 확보를 포기할 것이란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고객이 처음 가입한 보험사에 지속적으로 가입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형사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 측면에서도 장점이 사라진 중소사들은 자동차보험 시장 철수까지 고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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