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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언택트 세상을 디자인하라

(조세금융신문=양현근 시인) 지난 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6개월 만에 전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1918년 40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 이후 2018년의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십여 차례의 세계적인 전염병이 유행했지만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은 인류역사상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역대 전염병 중 가장 낮다. 그런데도 인류가 두려움에 떠는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감염의 공포’ 때문이다.

 

사망률은 낮지만 누구든지, 그리고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는 곧 두려움으로 연결된다. 현대 사회는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혼밥, 혼술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지만, 한 손에 휴대폰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감이 먼저 앞선다. 일종의 강박관념이다.

 

어떤 큰 이벤트가 있을 것 같은 중압감, 세상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낙오될 것만 같은 불안감은 커넥트(connect)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기존의 세상 질서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구분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바야흐로 언택트(Un-tact) 시대의 도래다. 언택트 문화는 대면관계를 꺼리는 소비 행태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행되어 오던 것이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의 언택트 문화는 20~30대의 젊은 세대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언택트는 가구 구성의 변화와 IT기술의 발전, 소비 효용 등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생겨난 트렌드이지만, 기존 삶의 방식이나 관점 등에 대한 세상의 기준을 송두리째 바꿀 것으로 보이며 그 변화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측면에서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유통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더 이상 계산대가 필요 없고, 클릭 한 번이면 물건이 집 앞으로 배송되어 오는 유통혁명의 거센 바람이 불 것이다. 금융측면에서도 대출이나 자산관리, 투자상담에 이르는 모든 금융거래의 과정이 손안에서 해결되는 ‘손안의 은행’이 훨씬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연 재택근무제의 확산으로 집과 회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더 이상 사무실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오게 된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비대면 강의가 보편화되면서 교육개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 강의실이 필요 없는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교육의 평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언택트는 연결이나 접촉방식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기존 삶의 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 분명하다. 시장구조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와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시장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레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언택트는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인 ‘초연결’ 시대의 소비트렌드와도 닿아 있다.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물과도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코로나19를 계기로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상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이다. 언택트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게 세팅되고, 새로운 기준이 정립될 수밖에 없다.

 

기존의 관념이나 사고, 가치관 등에 대한 대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완전히 달라질 세상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언택트 사회의 안착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정보격차 문제이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세대의 진입에 따른 디지털 소외문제도 기존 빈부격차 문제 못지않게 사회문제화할 가능성이 높은 과제이다. 빈부 간, 세대 간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및 민간차원의 노력과 지원도 절실한 과제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대면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도 풀어야 할 숙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오랫동안 서로 소통하면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언택트 문화의 확산은 소외계층의 단절과 외로움이라는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소외계층과의 소통과 공감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는 우리에게 역사의 변곡점을 만드는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프로필] 양현근

• 시인

• 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은행감독국장·기획조정국장

• 전) 금융감독원 외환업무실장

• 조선대 경영학과, 연세대 석사, 세종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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