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을 두고 감독 당국 독립성 문제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띄었다.
특히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 출발점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금감원이 감독당국으로서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개최된 금융위, 금감원 종합 국정감사에서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독당국 독립성 문제를 지적하자, 윤 원장은 “지난 2008년 MB정부 당시 금융위원회가 처음 출범했는데 그 출발점부터 ‘문제의 씨앗’을 안고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원장은 “금융위 출범 당시 금융산업 육성과 금융감독이라는 상치되는 목적함수를 함께 안고 출발한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며 “금감원은 금융위가 갖고 있는 금융정책 아래 금융감독에 대한 집행을 담당하므로 전부 예속될 수밖에 없다. 정책이나 집행에 있어 (권한을) 갖지 못하다보니 시장에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해도 저희 의지대로 감독 집행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작심발언’을 남겼다.
이어 윤 원장은 금감원 예산이 금융위에 예속돼 있는 점도 지적했다.
윤 원장은 “해외 여러 금융감독 독립성과 관련된 문헌을 보면 제일 먼저 꼽는 것이 독립이다”며 “저희 감독원은 한은 대비 굉장히 열위에 있다. 이 부분이 적극 검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윤석헌 “금감원 독립”…은성수 “협의”
금융감독체계의 개편 방향, 예산 문제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윤 원장과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은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의 업무 독립과 예산 독립은 다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윤 원장이 예산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대립되는 입장이다.
또한 은 위원장은 송 의원이 ‘금융위와 금감원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것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엇갈린 행보가 나오는 것이라고 보는데 동의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각자 역할에 충실했다는 부분에 동의한다”면서도 “금감원장님 말을 꼭 따라야하고, 금감원장님이 제 말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자 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 위원장은 “금감원에 검사와 감독 업무를 위임하고 있으나 금감원의 예산 부분은 누군가가 감독을 해야 한다”며 “금감원의 예산과 인원 부분은 누군가는 그것을 승인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독립성과는 관계가 없다. 금융위로부터 독립해도 국회로 가든지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감원이 업무를 독립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히 존중하지만 금감원의 예산을 독립시키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라며 “금감원이 좀 더 업무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생각하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잘 협의하겠다”고 부연설명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