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빅테크 업체의 보험 산업 진출이 임박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표방하는 카카오페이는 국민 대다수를 포섭한 ‘카카오톡’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디지털 보험사를 설립하고 코로나19 확산에 ‘언택트’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기존 보험사들 역시 빅테크 업체의 시장을 잠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4일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는 올해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예비인가 승인·법인 설립·본허가 승인 등 절차를 밟게 된다.
이 보험사는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표방하고 있다.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첨단기술의 접목)로 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할 계획이다.
디지털 보험사 설립에 가장 먼저 뛰어든 빅테크 업체인 카카오페이의 행보를 바라보는 보험사의 시선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 보험사는 이미 보험업계가 선점했지만 최초의 ‘핀테크’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하는 카카오페이의 영향력이 어느 수준일지를 쉽사리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가 설립하는 카카오보험(가칭)은 경영권을 갖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지만 지분 및 상품군 선정을 놓고 입장차가 발생하면서 당초 예상된 공동 경영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보험사에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은 상황에서 ‘노하우’만을 흡수, 독자 경영에 나선 것으로 보험사들의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대형 경쟁자를 맞이한 셈이다.
보험업계는 보험 영업 경험이 없는 카카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첫 보험 상품은 자동차보험 및 펫 보험과 안심 귀가 보험, 여행자 보험 등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저렴한 ‘미끼 상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 대다수를 포섭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보험의 고객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하는지가 보험시장 전반에 걸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산업의 ‘원주민’인 보험사와 ‘이주민’인 카카오는 각자 상품과 영업조직, 그것을 구성할 DB라는 무기를 지니고 있다”며 “지속적인 사업모델을 확보한 상황에서 디지털화라는 도구를 확보하기 위한 보험업계의 도전과 디지털화를 성취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험 산업에서 사업모델을 모색하는 빅테크 업체의 시도가 경쟁의 판도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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