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보증금을 가계대출에 포함하면 한국의 가계부채가 3000조원에 육박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경제규모(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가장 높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정 및 시사점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는 최근 5년간(2017~2022년) 급증했다. 금융기관 대출 등을 합한 전체 가계부채는 2221조5000억원에서 2925조3000억원으로 703조8000억원(31.7%) 늘었다.
이 가운데 전세보증금은 2017년 말 770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058조3000억원으로 5년 만에 287조4000억원(37.3%) 증가했다. 다른 대출보다 증가세가 가팔랐다.
GDP 대비 가계부채와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것.
2021년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00.0%를 넘는 수준(105.8%)을 기록했다. 통계 확보가 가능한 OECD 31개국 중 4위다.
전세보증금을 가계부채에 포함할 경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주6)은 156.8%로 높아져 스위스(131.6%)를 제치고 OECD 31개국 중 1위로 올라간다.
주요 선진국(G5)인 영국(86.9%), 미국(76.9%), 일본(67.8%), 프랑스(66.8%), 독일(56.8%)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 미만이다.
특히 우리나라 가계들은 대출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소득 대비 부채 비율도 높아 상환 여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현재 한국의 가처분소득(소득에서 세금, 사회보장부담금 등 제외)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6.5%로 통계확보가 가능한 OECD 34개국 중 6위로 상위권이다.
전세보증금을 가계부채에 포함할 경우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03.7%로 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 보다 3배 이상 커져 OECD 34개국 중 1위로 올라간다.
주요 선진국(G5)인 영국(148.4%), 프랑스(124.3%), 일본(115.4%), 독일(101.5%), 미국(101.2%)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50% 수준이다.
변동 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출 잔액 기준으로 2017년 말 66.8%를 차지했던 변동금리 대출은 2022년 12월 기준 76.4%로 9.6%p 증가했다. 신규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64.3%에서 75.3%로 11.0%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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