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SVB 파산으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폭을 기존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조정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도 4월 기준금리 결정도 영향을 받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SVB 파산의 근본적 원인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있는 만큼 연준은 물론 한은 또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준은 지난 1년간 제로 금리 수준의 기준금리를 4.75%까지 급격하게 인상했고 결과적으로 시장금리도 빠르게 올랐다. 스타트업들은 높은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부담스러워 빠르게 예금을 회수했고 결국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반대로 SVB가 가지고 있던 국채 가치는 바닥을 치면서 매각으로 유동성을 메울 수 없는 상황에 까지 몰렸다.
이런 상황에 미국 연준은 SVB 사태를 고려해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물가 안정이 급하다고 하더라도 향후 SVB와 같은 사태가 연달아 발생한다면 미국 내 금융시스템 전체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 또한 이같은 고민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
한은은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나 복원력, 건전성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으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건전성, 유동성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 인상)으로 정할 경우 한은도 기준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쪽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베이비스텝으로 선택하면 한은 역시 현 수준인 연 3.50%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결정하더라도 미국의 기준금리(4.75~5.00%)가 한국(3.50%)보다 이미 1.50%p 높은 점은 부담이다. 이는 2020년 10월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4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어떤 방향으로 조정할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얼마 만큼 인상하는지, 미국 정부가 SVB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는지, 국내외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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