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 저축은행이 SVB의 수익구조가 닮아있다는 점도 SVB 사태 여파를 지켜보면서 예의주시해야 하는 요소다.
저축은행 역시 SVB와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해 예금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시중 자금을 끌어모아왔다. 이런 상황에 최근 연체율이 급증하고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건전성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가 본격화 된다면, 저축은행 중심으로 예금자들이 예금을 대규모로 한꺼번에 인출하는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특히 저축은행의 PF대출은 최근 급격히 증가했는데, 지난해 저축은행 상위 10개사의 부동산 PF대출은 4조5357억 원에 달했다.
나아가 VB 수익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예금주에게서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한 단기 자금을 끌어와 상대적으로 장기간 묶이는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그러던 중 기준금리가 급상승하면서 늘어난 예금에 대해 지불해야 할 이자 역시 늘어났고 앞서 투자했던 장기채권의 국채 가치가 하락하면서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국내 저축은행 역시 수신 잔액이 급격하게 늘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얼 말 기준 저축은행에 맡겨진 수신 잔액은 총 118조6822억원으로 9개월 만에 16조2392억원(15.9%)이 늘었다.
저축은행은 예금과 대출에 의존해 이익을 창출하는 영업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최근 금융 소비자가 저축은행에 넣는 예적금이 줄고 있고 대출 금리는 높아지는 상황에 자금 운용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매월 증가하다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월 대비 1조1190억원 줄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말까지 잇따라 연 5~6% 수준의 정기예금 금리 상품을 내놔 관심을 받았지만 금리 인상 기조에 내줘야 하는 이자가 높아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마진이 떨어진다는 우려 속에 은행권 보다 빠르게 금리를 다시 낮췄다.
게다가 이익도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BI, OK, 웰컴, 페퍼, JT저축은행의 총 당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한 5168억원이었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는 SVB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내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안정적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 전체의 유동성 비율은 177.1%로 저축은행감독규정에서 정한 100% 대비 77.1%p를 초과한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업권 전체의 유동성이 안정적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어 예금인출 등 유동성 수요에 충분해 대비할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향후에도 유동성비율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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