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최근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횡령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전체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8일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 전체에 PF횡령 사고 관련해 드러나지 않은 횡령이 있는지 내부통제의 어떤 점이 부실한지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자체 전수조사를 지시하고, 해당 결과를 보고받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 횡령 여부, 내부통제 작동 과정을 굉장히 강도높게 점검하고 있다"며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금감원이 직접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저축은행 PF대출의 건전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적은 있지만, 횡령과 관련해 업권 전체를 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잇단 PF횡령 사고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투자저축은행 본사에서 PF대출 담당 직원이 8억원 가량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자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엔 KB저축은행(94억원), 모아저축은행(54억원), 페퍼저축은행(3억원), OK저축은행(2억원)에서 거액의 횡령이 발생했다. 대부분 PF대출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였다.
금감원은 PF대출이 구조상 횡령 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보고 정기검사를 통해 사고 과정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PF대출은 정해진 한도 안에서 건설 사업장의 공정률에 따라 대출이 여러 차례 실행되는데, 자금집행이 잦은 만큼 담당 직원이 내부통제 부실을 틈타 돈을 가로채기가 상대적으로 더 쉽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저축은행 직원들은 PF대출 영업·송금업무를 전담하면서, 송금할 때 계좌주명을 임의 변경하거나 자금인출요청서를 위변조하는 방식으로 PF대출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PF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횡령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추진 중이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며 내부통제 강화 시그널을 금융권에 보내고 있으나, 여전히 금융사고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 직원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횡령을 저질러도 처벌보다 경제적 이득이 높다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만큼 이를 상쇄할 만한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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