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인한 부실이 증권업계를 휩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 연체율이 15.9%로 솟구친 가운데 부동산 PF 추정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쌓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에 200억 이상 충당금을 쌓을 예정인 증권사는 3곳으로 이중 두 곳은 350억원을 쌓을 예정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거액의 추정손실이 관측된 경우 충당금을 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동산 PF부실과 차액결제거래(CFD)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들이 견뎌야 할 충당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 전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는 전 분기보다 40%가량 감소한 7000억원대로 추정됐는데, 2분기 예상 충당금 규모를 고려해 낮게 잡았다는 해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지난 7일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21조4665억원으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등이 각각 2조원대 규모의 PF를 안고 있고,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은 1조원이 넘는 PF를 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래도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은 평균 28.7% 수준인데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40%를 넘을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특히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만기도래 예정 부동산 PF 중 58.4%가 브릿지론이다. 브릿지론은 이미 도래한 만기를 징검다리식으로 단기 연장해준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지난 5월 증권사들에게 ‘부동산 PF 대출 대손상각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보내 부실 PF를 계속 들고 있어 봐야 손실만 쌓이니 부실을 손실에 반영해 털어버리라고 요청했다.
특히 2분기로 시간제한까지 걸었다.
증권사들은 위험심사를 강화하고, 미분양과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감안해 브릿지론과 본 PF를 손실로 털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살릴 수 있는 사업장에 대해선 대주단 협의체, 캠코의 PF 정상화 펀드에 기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부동산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신규 자금 지원, 이자 유예 등 지원을 하고 있고, 오는 9월 1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도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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