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레고랜드 사태에 금리 급등이 이어져 채권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비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지적됐다. 여기에 주택가격 하락까지 맞물려 주택 미분양이 증가하면 연쇄 부실까지 발생할 수 있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연구원은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레고랜드 사태 국가위기로 가나’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고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 시장 위기가 금융시장과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노웅래 민주연구원 원장은 “금융시장의 불안은 가계부채까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채권시장 위기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채권 시장 위기가 비은행권의 부동산PF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5년간 증권‧저축‧보험‧여전사 등 비은행권에서 수익 창출 확대를 위해 부동산 PF 대출을 크게 확대해 왔다”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부동산PF 부실화 우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PF대출은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219% 증가해 112조3000억원에 달했으며 비은행PF는 전체 대출의 75%를 차지했다. 은행권은 부동산PF 대출규모를 축소해온 반면 비은행권은 보험‧여전사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PF를 신규수익사업으로 확대해 왔다.
이에 따라 부동산PF 의존도가 높은 비은행권이 주택가격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송두환 부원장은 “주택 미분양이 발생하면 보험‧여전사‧저축은행을 중심으로 PF 부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분양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주위가 요구된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민간 아파트 초기 전국 분양률은 82.3%로 전년 동기 97.9%에 비해 15.6% 하락했다. 서울도 같은 기간 92.7%로 전년 동기 대비 17.3% 하락했고 지방의 경우 최대 20% 이상 감소했다. 이와 동시에 미분양 아파트도 작년 말부터 증가세를 보여 올해 9월 기준 미분양 아파트가 4만1604가구로 파악됐다.
이광수 수석연구원은 “올해 17만2000가구가 분양 예정에 있으며 이로 인해 7만5000가구가 미분양에 놓일 수 있다”며 “부동산PF 만기 연장이 안되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고 미분양도 일어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동산PF의 연쇄 위험이 가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기업들의 조달비용 증가와 금리 오름세로 인해 가계대출 금리 부담이 가중될 거라는 우려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자영업자 등 금융취약계층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송두한 부원장은 금융위기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부원장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채권매입 범위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며 “부동산PF 정상화 뱅크를 설립해 부동산경기 충격에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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