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가 이달 말을 끝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를 종료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치로 7월 1일부터 승용차 개별소비세 탄력세율은 출고가의 3.5%에서 5%로 원상복귀되고, 부가가가치세, 교육세 등을 합쳐 최대 143만원의 소비자 부담이 증가된다.
올해 4월까지 34조원이나 벌어진 세금 수입 펑크(이하 세금펑크)를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날 국세청이 7월 1일부터 자동차 세금을 깎아주는 결정을 내린 덕분에 국산 소형~중형차까지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국세청 기준판매비율심의회는 승용차 과세표준을 18% 하향조정해 국산차에 한해서 세금을 30~50만원 정도 깎아줬다. 과세표준 인하는 세율 인하와 같은 기능을 한다.
세금을 깎아주고 다른 한쪽에선 세금을 늘리는 행위를 한 셈인데 의도는 명백해 보인다.
세금펑크로 승용차 개소세를 올리고 싶긴 한데 국산차 업계가 반발하니 국산차 세금은 슬그머니 깎아주는 핀셋 감세를 한 것이다. 이밖에 친환경 자동차 개별소비세 100% 감면, 다자녀 가구 승용차 개별소비세 감면 등 다른 특례는 그대로 유지된다.
국산차 업계는 현재 디자인 변경 등 하반기 국내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 앞이 깜깜한 보여주기식 행정
정부가 세금펑크를 줄이기 위해 승용차 개별소비세율을 인상하긴 했지만, 그 효과는 실로 미미할 전망이다.
승용차 개별소비세로 연간 1조원이 걷히는데, 탄력세율 인상한다고 해봤자 더 거둘 수 있는 세금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국세청을 통해 국산차 세금을 깎아줬기에 그 효과는 더 떨어진다.
이번 조치로 연간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최대 2000억원 후반으로 추산되지만, 올해의 경우 7월부터 시행하기에 실제 올해 내 개별소비세 증세분은 1000억원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4개월만에 34조원이나 벌어진 세금펑크에 조약돌 몇 개 던져놓는 수준이다. 현 추세라면 연말까지 세금펑크 규모는 60조원에서 8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재정실패를 야기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고칠 방법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정부는 보통 상반기 실적을 가지고 다음연도 세금 실적을 추계한다.
지난해 세금 추계 당시 11월에 보완 추계를 하는 방안이 나왔다.
원래는 상반기 실적만 보고 추계를 하는 데 지난 정부에서 세금 추계를 엉망으로 틀려 현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예산을 짜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 실적은 수평선을 그었지만, 하반기 실적은 심각하게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심했기에 적어도 3분기 기업 실적까지는 보고, 조금만 더 여유가 있다면 11월말~12월 4분기 주요기업 실적 정도는 보고 세금 추계를 했었어야 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상반기 실적만 보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세금 추계를 내놓았고, 그 결과 4개월만에 34조원이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악의 예산편성이란 기록을 만들고 있다.
기재부는 경기가 하반기 회복하고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민간 경제연구소 내지 분석가들 가운데 누구도 하반기 회복을 장담하지 않을뿐더러 한국은행조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게다가 법인세 징수철인 3월엔 6조원, 4월엔 9조원(분납분)이 전년대비 덜 걷혔다.
법인세 중간예납의 구조를 안다면 하반기 법인세수가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극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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